에이텍시스템 신승영 사장

 “중소기업이지만 세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 히트제품을 발굴하겠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이러한 목표와 비전을 사원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니터 및 일체형 PC 전문업체인 에이텍시스템은 올해 무척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상반기에는 핵심부품인 패널수급 불안으로 수출 오더를 받고도 패널을 구입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기도 했으며 하반기에는 패널 폭락으로 수억원대의 자재 평가손 및 수출 환차손을 입기도 했다.

 에이텍시스템의 신승영 사장(48)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원들은 그다지 위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며 “이는 그동안 대부분의 사업계획 및 영업 등 회사업무를 사장과 소수 임원이 진행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신 사장이 이러한 사원들의 의식을 개혁하기 위해 꺼낸 카드가 사원들이 참여하는 회사 비전 수립작업이다. 전부서에서 1명씩의 직원들을 뽑아 비전 수립작업을 하도록 했으며 3개월마다 또 새로운 직원들로 구성, 비전수립에 따른 전략과 이를 밑받침 하기 위한 기업 문화를 세우도록 독려했다.

 에이텍시스템은 이 결과물을 갖고 지난 2일부터 3일간 무주리조트에서 전 사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직원들이 제시한 에이텍의 비전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을 만들자’라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다양한 사업 전략을 제시했다.

 신승영 사장은 “사실 500억원 매출까지는 사장의 ‘원맨쇼’만으로도 가능하지만 그 이상이 넘어가면 조직적으로 이를 밑받침 해야 한다”며 “비록 회사 사정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더 늦기 전에 이러한 작업을 마친 데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에이텍이 진행하는 사업 가운데 키오스크의 경우 세계 1위업체의 매출액이 1500억원에서 2000억원 수준”이라며 “20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면 세계 시장에서 1위 할 수 있는 정보기기 제품을 발굴해 오는 2007년경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텍은 요즘 활기에 차 있다. 예전과 달리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기 맡은 분야에 대해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스스럼없이 회사에 대한 개선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또 토요일마다 사원들은 자기 발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사무능력 향상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신 사장은 “내가 본 책에서 ‘직원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앞으로는 직원들이 많은 실패(?)를 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