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차기 야심작 ‘타블로라사(가칭)’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가고 있다. 이 게임은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게임개발자인 ‘리니지’의 송재경 엔씨소프트 부사장과 ‘울티마 온라인’의 리처드 게리엇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미국법인인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엔씨인터랙티브에서 개발되고 있어 베일에 가려져 왔다. 이 게임의 핵심개발자로 내년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타블로라사’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리차드 게리엇으로부터 게임에 대해 들어봤다.
―‘타블로라사’는 어떤 유형의 게임인가.
▲구조적으로 기존 온라인 게임과 차별화된 2세대 MMORPG(Massive-Multiplay Online Role Playing Game)라고 할 수 있다. 2세대 MMORPG는 ‘리니지’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 등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MMORPG과 1인칭 PC게임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다. 유저는 이 게임을 통해 온라인게임을 즐기면서 1인칭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희열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게임과 1인칭 게임을 어떤 식으로 결합하나.
▲이 게임을 구조적으로 디즈니랜드와 같은 테마파크와 비교할 수 있다. 한 사람이 디즈니랜드에 입장하는 순간 그 사람은 디즈니랜드에서 수많은 사람의 하나로밖에 인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놀이기구에 올라타는 순간 그 사람은 그 기구의 주인공이 된다.
마찬가지로 ‘타블로라사’에서는 게이머가 ‘셍추어리’라는 공동의 장소에서 다수의 사람들과 게임을 시작하지만 공간이동 관문인 ‘스타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게이머는 새로운 게임세계를 만나고 그곳에서 1인칭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타게이트’를 통과하면 그 공간에서 다른 게이머들을 만나지 않는다는 점이며, ‘스타게이트’를 통과해서 접할 수 있는 게임은 슈팅 게임에서부터 어드벤처, 퀘스트 등 다양하게 구성해 나가고 있다.
―이 게임만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만국공용어를 만들어 도입할 계획이다. 이 작업은 이 게임을 만들기 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으로 틈틈이 사물을 기반으로 한 상형문자인 이집트 고대문자와 한자 등을 연구해 오고 있으며 이미 어느정도의 진척을 본 상태다.
―게임개발에 있어서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사실성 있는 작품을 만드는데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점은 앞으로 5년 정도 후인 2005∼2010년이며 공간도 지구가 아닌 지구인보다 월등한 외계인들이 사는 곳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작품 배경에 어울리는 영상을 연출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적으로 참고하고 있는 서적만 지질학, 과학, 건축학, 생물학, 물리학 등의 학문에 100여권에 이르고 있다.
<오스틴(미국)=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