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R SD램 메모리에 이어 하드디스크(HDD)도 공급부족현상이 최근 심화되고 있어 유통업체들의 재고확보에 비상이 걸렸으며 HDD 가격도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산, 테크노마트 등지의 PC 부품 유통시장에서는 40Gb, 60Gb, 80Gb 등 범용 HDD를 중심으로 구득난이 심화되고 있어 HDD 가격이 크게 들썩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HDD 공급 부족은 지난 8월 이후 삼성전자·시게이트·맥스터·웨스턴디지털 등의 제조업체들이 장당 60Gb, 80Gb 기반의 대용량 HDD 중심으로 생산라인을 전환했으나 아직 제품수율이 좋지 못해 공급물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 최근 북미 시장에서 크리스마스 특수를 겨냥한 PC 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 PC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HDD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10월 들어 제조업체들은 물량이 크게 달리자 해외 대형 OEM 위주로 HDD를 우선 공급하고 있어 국내 유입물량은 큰 폭으로 감소, 국내 시장의 수급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시게이트·맥스터·웨스턴디지털 등 외산 브랜드의 각 대리점들은 3개월째 지속되는 공급부족으로 최근 재고물량이 바닥나는 등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외산 HDD 대리점의 관계자는 “국내 지사와 본사에 물량을 요청하고 있으나 실제 입고수량은 신청수량에 턱없이 모자라 재고가 사실상 바닥난 상태”라며 “특히 공급부족 상황이 11월 이후까지 지속될 전망이어서 국내 HDD 시장의 공급부족 사태가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최근 HDD 제조사들이 각 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이 잇따라 인상돼 조만간 유통시장의 HDD 거래가격도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대리점에 공급하는 HDD 가격을 큰 폭으로 인상했으며 외산 제조업체들도 잇따라 공급가를 올리고 있다. 또 환율이 지속 인상되면서 수입업체들의 가격압박 요인이 가중되고 있어 유통가격이 크게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HDD 유통업계의 관계자는 “8월 이후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공급부족 현상이 빚어졌으나 업체들간 경쟁 때문에 실제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웠다”며 “하지만 최근 공급가 상승과 환율 인상요인 등이 겹치면서 유통업체들도 압박을 받고 있어 HDD 유통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