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과 노트북 경계 허물어진다

 ‘노트북PC보다 더 가벼운 데스크톱PC’ ‘데스크톱PC보다 더 저렴한 노트북PC’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데스크톱PC는 ‘책상 밑에서 책상 위로’, 그리고 ‘설치공간 절약’라는 트렌드에 따라 점차 사이즈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는 반면, 노트북PC의 경우 ‘데스크톱PC를 대체’라는 새로운 조류에 따라 휴대성은 희생하는 대신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데스크톱PC 부품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슬림 데스크톱PC의 경우 방열판, 파워서플라이와 같은 부품 재배치, 주기판 재설계 등까지 이뤄지고 있다.

 기능과 용도면에서 경계선이 확연했던 노트북PC와 데스크톱PC의 ‘책상 위 시장’에서의 한판 격돌이 예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데스크톱PC가 실질적으로는 데스크다운이었지만 최근에는 데스크톱PC로 바뀌고 있고 노트북PC는 저가화를 통해 데스크톱PC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어 시장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작아지는 데스크톱PC=한국델컴퓨터는 폭이 8.5㎝, 높이가 24.7㎝에 불과한 초소형 데스크톱PC인 ‘옵티플렉스™ SX260’을 발표하고 다음달 중순부터 국내에 판매한다. 무게는 일부 펜티엄4 노트북PC보다 가벼운 3.5㎏이다.

 델컴퓨터는 이러한 초소형 크기를 구현하기 위해 보통 데스크톱PC에서 기능 확장을 위해 지원하는 PCI·SGP 슬롯 등을 아예 없앴으며 데스크톱PC용 CD롬 드라이브 크기의 절반 정도인 노트북PC용 광저장장치를 사용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도 기존 데스크톱PC와 비교해 폭이나 높이를 크게 줄인 슬림PC를 개발, 판매중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MF20은 폭 144㎜, 높이는 379㎜로 기존 타워형 제품에 비해 사이즈를 20% 가까이 줄였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9월 폭이 9.8㎝에 불과한 ‘드림시스 AW510’을 출시했다. 이전 삼보의 슬림PC인 드림시스 AF에 비해서 2㎜ 폭을 더 줄였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슬림PC는 사이즈를 최소화하고 사용빈도가 거의 없는 FDD를 지원하지 않는다.

 LGIBM 역시 올해초부터 일반 데스크톱PC에 비해 부피를 30% 가까이 줄인 멀티넷X를 출시, 인기를 끌고 있다.

 ◇데스크톱PC 대체 노리는 저가격 노트북PC=노트북PC의 경우는 데스크톱PC 시장을 대체하기 위해 당초 사용목적인 휴대성을 희생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텔의 모바일 펜티엄4 CPU 특성상 발열 문제로 슬림 노트북PC를 만드는 것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대부분의 PC기업들이 저가 노트북PC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삼보컴퓨터·한국HP·현대멀티캡 등 국내외 주요 PC업체들은 데스크톱 CPU를 사용한 노트북PC를 이미 출시한 상태다. 최근에는 아예 데스크톱PC 부품을 대부분 채택한 데스크노트라는 제품까지 출시했다.

 성일컴퓨텍은 노트북PC용 광저장장치를 제외하고 다른 부품은 모두 데스크톱PC용 부품을 채용한 데스크노트인 ‘이노데스크’를 개발해 출시했다. 이노데스크는 외형은 노트북PC와 같으나 실제 내부부품은 대부분 데스크톱PC 부품이다.

 LCD의 경우에도 노트북PC용 LCD를 사용하지 않고 LCD모니터용 부품을 사용, 시야각과 해상도를 개선했다. 아예 집이나 사무실에서만 사용하도록 배터리도 제거됐다. 무게는 4.7㎏, 두께는 63㎜며 가격은 펜티엄4 2.4㎓, 15인치 LCD를 채택한 제품이 데스크톱PC보다도 저렴한 139만9000원이다.

 이밖에 한국HP도 오는 12월 배터리를 제거한 데스크노트를 국내에 시판할 예정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