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가 내년부터 주주가치 중시 우수기업들을 묶어 배당지수(가칭)를 발표키로 결정한 가운데 거래소 2대 통신주인 SK텔레콤과 KT가 어떤 점수를 받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SK텔레콤과 KT가 모두 주주 중시 경영 의지가 높다는 데 공감하고 있지만 일단 상대평가에선 KT가 SK텔레콤에 비해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SK텔레콤이 당해 연도에 발생한 현금성 자금의 25% 가량을 주주 이익으로 환원하고 있는 데 반해 KT는 SK텔레콤의 2배 정도를 주주 이익에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KT는 지난 8월 민영화 출범 이후 자사주 1%를 매입해 소각했으며 최근에는 국내외 교환사채(EB) 2250억원어치를 만기 전에 매입키로 결정했다. 지난 5월 정부지분 매각 당시 종업원들의 지분 매입 용도로 7000억원 가량을 대여한 것을 제외한다면 현금성 자산의 대부분을 자사주 및 EB 매입에 쏟아부은 것이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양사의 정확한 가이드 라인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치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외형상으로 KT의 배당실적이나 자사주 매입 규모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주가치 중시 측면만 놓고 볼 때 KT에 좀 더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중시 경영을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는 외국인의 투자 움직임만 보더라도 KT측이 주주가치 제고에 좀더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KT의 외국인 지분한도가 지난 8월 21일 37.22%에서 49%로 확대된 이후 외국인 지분 비율이 높아져 벌써 40%선을 넘어선 데 반해 SK텔레콤은 근소한 차이지만 한달 이상 39%선에 머물러 있다.
협상 단계에 돌입해 있는 양사간 주식 맞교환(스와핑) 결과도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전망이다. 양사 모두가 스와핑을 통해 수급 물량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주주가치 또한 급신장될 게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SK텔레콤과 KT가 내년에 도입되는 거래소 배당지수에서도 다른 상장기업의 모범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데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