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발표 `제조업 기술개발 현황` 분석

 산자부가 30일 발표한 ‘2002년 제조업 기술개발 현황’ 자료는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의 기술개발 수준 및 연구개발 현황을 업종별·지역별로 심층 분석함으로써 과학적인 산업정책 수립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자정보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가장 근접=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수준과 비교해 볼 때 어느 정도일까. 산자부가 최근 50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은 세계 최고의 80% 수준 이상으로 응답한 업체가 전체의 67%에 달했다. 특히 12%는 우리 기술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100%)’이라고 응답했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과 비교해 볼 때 아직까지는 뒤져있지만 추격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대다수 제조업체의 생각이다. 업종별로는 전자(85%)와 반도체(83%) 등 전자정보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상당히 추격 가능한 수준(84%)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중화학공업과 경공업 모두 세계 최고 수준에 뒤져있으나 역시 추격 가능한 수준(80%)으로 평가됐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과 비교할 때 조립가공기술(7%)은 강점을 갖고 있는데 반해 소재관련 기술(33%)과 제품설계기술(29%) 등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정보산업 중국보다 3년 이상 앞서=중국과의 기술격차는 제조업 전체 평균으로 5년 정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5∼6년 앞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31%로 가장 많았고 이어 3∼4년 앞섬이 28%, 9년 이상 앞섬이 11%를 각각 차지했다. 중국과 대등하거나 뒤진 것으로 응답한 기업은 7%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전자정보산업의 경우 3∼4년 앞선 것으로 응답한 기업이 31.1%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5∼6년 앞섬(28.8%), 1∼2년 앞섬(16.4%), 7∼8년 앞섬(8.5%) 등의 순이며 9년 이상 앞서 있다고 응답한 기업도 7.3%나 됐다. 반면 중국과 대등하거나 뒤진다고 응답한 기업은 7.9%에 불과했다.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중화학공업(83%), 전자정보산업(76%), 경공업(75%) 순으로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85%가 연구개발활동 수행=제조업체들의 연구개발 일반에 대한 조사 결과 전체 제조업체의 85%가 연구개발(R&D)활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84%는 사내 연구개발조직을 보유하고 있으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개발 성격은 상용화에 가까운 개발연구(1∼2년내 활용가능)이 85%로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응용연구(2∼5년내 활용가능)와 기초연구(5∼10년내 활용가능)는 각각 13%와 2%로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내용은 제품기술부문(88%)이 공정기술부문(12%)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신제품 개발이 51%로 가장 많았고 기존제품 개선도 37%나 됐다. 이에 반해 기존 공정 개선(9%)과 신공정 개발(4%)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매우 낮았다.

 ◇신기술개발 투자규모 및 인력수준 대체로 미흡=국내 제조업체들의 연구개발투자 규모는 기술변화 추이를 따라잡기에는 미흡하지 않으나 향후 신기술개발을 위해서는 대체로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조업체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투자는 평균 1∼2%가 29%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4%인 기업이 23%, 10% 이상인 기업도 12%에 달했다. 이러한 투자규모로 현재의 기술변화 추이를 따라잡는데 충분하다고 응답한 기업(35%)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기업(30%)보다 많았다. 하지만 신기술개발의 경우 충분하다는 기업(28%)보다는 부족하다는 기업(37%)이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개발투자의 재원의 경우 대다수 기업은 사내유보로부터 조달(69%)하고 있지만 일부는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자금에 의존(19%)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끝으로 제조업체 연구개발 인력의 경우 전체 종업원의 1∼5%인 기업이 49%로 가장 많았고 6∼10%인 기업은 23%, 20%가 넘는 기업도 12%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연구개발인력 수준은 현재의 기술변화 추이를 따라잡는 데는 물론 향후 신기술개발을 위해서도 대체로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