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엘리베이터, 국내시장 독자진출

 세계적인 승강기업체 일본의 도시바엘리베이터가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독자적인 행보에 나섬에 따라 고속엘리베이터시장에 일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일본 도시바는 최근 ‘도시바엘리베이터코리아’를 설립, 초대 사장에 도시바의 동남아시아 승강기사업을 총괄해온 지지와 유키하루를 선임했다.

 도시바엘리베이터는 미쓰비시·히타치와 함께 일본의 3대 승강기업체로 꼽히고 있으며 특히 분속 300m 이상의 초고속승강기 분야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달부터 주민 입주가 시작된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포스코빌딩이 도시바 승강기를 채택한 대표적 사례이며 대만 타이베이의 105층 빌딩에는 분속 1010m급의 세계 최고속 승강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도시바는 지난 77년 동양에레베이터와 기술제휴를 맺은 이래 국내 승강기·에스컬레이터시장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으나 지난해 동양측과의 오랜 제휴관계를 청산하고 독자적인 한국시장 진출을 꾀해 왔다. 이는 도시바가 세계 3위권의 고속승강기시장으로 부상한 한국에 전진기지를 확보하는 한편 고속승강기부문에서 미쓰비시의 국내시장 독주를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지와 유키하루 사장은 “이달부터 영업사원을 단계적으로 늘리고 한국 승강기시장을 겨냥한 조직정비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도시바엘리베이터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영구자석모터를 채택한 차세대 고속승강기종을 앞세워 최고급 주상복합건물과 사무용빌딩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도시바와 삼성전자의 우호적 관계를 기반으로 삼성그룹의 승강기 수요도 파고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도시바의 국내진출에 따라 국내 고속승강기시장은 LG오티스와 미쓰비시, 도시바의 3파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동양·현대엘리베이터 등 토종업체들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