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정디바이스 기술개발의 산실 역할을 해온 ‘한국수정진동자연구조합’(이사장 곽영의 써니전자 회장)이 회원사들의 무관심과 정부지원 부족으로 설립 15년만에 문을 닫는다.
조합측은 최근 법원에 연구조합 폐업을 신고하는 등 공식 절차를 밟고 있어 연내에 청산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조합측은 “최근 5년 동안 벌다른 활동을 하지 못한 연구조합을 더 이상 존속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수정진동자연구조합이 회원사들로부터 불신을 받으며 결국 청산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지난 96년에 발생한 조합 사무국장의 공금횡령사건 때문.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합은 겉돌기 시작했다. 정부의 과제지원대상에서 제외됐고 설상가상으로 경기가 침체되자 조합의 실무를 맡았던 써니전자마저 조합 운용에 난색을 표명하기에 이른 것.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 유일의 대표창구였던 연구조합이 문을 닫게 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정진동자연구조합은 90년대 초 당시 첨단제품으로 분류됐던 온도보상형형수정발진기(TCXO)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일본·미국 등 해외시장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업계 발전에 적지않은 기여를 해왔으며 수정디바이스산업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90년대 중반에는 일신통신·청호전자·써니전자 등 20여 회원사를 확보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도 해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쉬움을 사고 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