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22만원, KT 5만원, KTF 3만원.’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대표 통신주의 매수기준으로 삼고 있는 가격대다.
얼마 전까지 통신주에 대한 규제 리스크로 강한 매도세를 나타냈던 외국인들이 다시 통신주를 사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규제 리스크의 영향으로 주가가 매도·매수 전환 가격대에 근접하면서 가격메리트가 부각되자 외국인투자가들이 다시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31일 증시에서 외국인들은 KT에 대해 6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집중적인 ‘사자’ 행진을 펼쳤으며 SK텔레콤은 이날 소폭 순매도했지만 최근 3일 동안 4만주 이상을 순매수했다. KTF에 대해서는 외형적으로 3거래일째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매도 강도가 약화되면서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는 양상을 보였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장 강도높은 규제 리스크를 받고 있는 SK텔레콤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펀더멘털과 수익창출 능력면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에게 22만원대의 SK텔레콤 주식은 아주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KT도 5만원선이면 매수기회로 손색이 없는 가격대며, KTF의 경우는 KT아이컴과의 합병 등 불확실성이 크지만 3만원선을 매도 마지노선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통신주의 외국인 매수 기준선은 곧바로 개별 주가의 하방 경직성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외국인 매도기에 SK텔레콤이 22만원선 붕괴 위협을 받기는 했지만 결국 22만원선을 지켜내고 반등했으며 KT가 한때 4만8000원선까지 내려갔지만 곧바로 5만원선을 회복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KTF도 3만원선 밑으로 주가가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
한 시황 전문가는 “어느 투자자든 계량화된 선을 설정해 놓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작용하는 매수 타이밍선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외국인들이 보는 통신주의 주가가 그 요건을 충족할 경우 매수에 나서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