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을 부추기는 변종 네트워크 및 불법 다단계 사업이 사이버상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가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이들은 ‘1000원씩 송금하고 e메일만 열심히 날려라’ ‘외국 사이트에 가입하고 배너광고만 띄워놓으면 돈이 쌓인다’ ‘성인물도 즐기고 돈도 벌어보자’ 등의 내용을 e메일을 통해 무차별로 유포,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고 자칫 사회문제로 비화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31일 한국소비자보호원 및 민간 소비자단체에 따르면 ‘신종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으로 자칭한 돈벌기 사이트와 기존 불법 피라미드 방식을 변형한 신종 다단계 회원 모집 광고가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확대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규제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업자는 현행 법망을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법률 자문까지 받고 ‘외국 사이트를 통한 회원 가입’ ‘법적 문제화될 소지가 적은 가입비의 소액화’ ‘일반사이트를 이용한 회원 가입 후 하위 조직에 등록’ 등 각종 변종된 다단계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어 정부기관의 단속에 걸려도 처벌이 쉽지 않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 하반기들어 공정거래위원회·검찰청·금융감독원 등 관계부처의 집중 단속 및 근절 의지에도 불구하고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신종 다단계 업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공식 다단계업체 400여개 이외에 허가없이 인터넷을 통해 편법으로 영업하는 업체 및 업자수는 그 100배에 달하는 4000여개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방식들이 갖는 수익구조와 최종 단계에 대한 의문을 한번쯤 가져보면 실로 어처구니없는 사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에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업자의 설명과 단기간에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네티즌들이 쉽게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허술하고 특히 최근에는 성인 사이트, 공짜 휴대폰 판매 사이트, 게임 사이트 등과 연계해 무료 회원 가입 및 사이트 이용을 미끼로 하부 조직원을 모집하는 등 이들의 수법도 더욱 복잡·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사이버소비자센터 이기헌 팀장은 “과거 소액의 자본을 투자하면 크게 불려준다는 금융사기가 사회문제로 비화된 후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처럼 현재 인터넷을 통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는 신종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도 과거 불법 피라미드와 비슷하지만 현재의 법망을 교묘히 피해 운영되고 있어 근본적이고 강력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