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은 택배서비스를 위한 훌륭한 거점입니다. 전국에 촘촘히 깔려 있는 편의점을 이용하면 손쉽게 물건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조만간 편의점이 택배업체 못지않은 배송망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영돈 이씨브이넷 사장(47)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업체 최후의 승부는 역시 배송서비스에 달려 있다”며 “생활서비스 공간으로 잘 알려진 편의점이 이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편의점을 이용한 택배서비스는 고객이 가까운 편의점에 24시간 언제든지 물건을 맡기면 이를 문앞까지 배달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 부가사업의 하나 정도로 출발한 택배서비스가 지금은 편의점의 간판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편의점 택배사업을 처음 시도한 이씨브이넷은 지난해 5월 출범 당시 1600건에 불과하던 택배 취급건수가 지난 10월에는 월평균 2만 건에 육박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취급건수 7700건보다 무려 140% 이상 증가한 규모다. 택배서비스를 취급하는 점포 수 역시 지난해 1600개에서 현재는 2800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편의점을 기반으로 한 배송사업의 강점은 점포 수가 증가할수록 택배서비스 역시 보다 고급화된다는 점입니다. 24시간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입니다.”
김 사장은 최근의 성장세라면 내년께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낙관했다. 최근에는 보다 완벽한 서비스를 위해 전담물류업체도 대한통운으로 교체하고 서비스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편의점 택배서비스는 비용과 시간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익일배송 체계가 자리잡았고 비용도 서울지역의 경우 5000원 선입니다. 하지만 홍보가 다소 부족해 아직 편의점에서 택배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아는 고객이 많지 않습니다. 또 지금은 편의점 하루 이용고객 170만명 중 불과 5% 정도만 택배서비스를 알고 있다”며 “이를 30% 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브이넷은 LG유통의 LG25를 비롯해 훼미리마트·바이더웨이 등 국내의 대표적인 편의점 3사가 택배서비스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설립 당시 개별업체가 단독으로 택배서비스를 실행하기는 점포수 면에서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통합법인 형태로 출범했다.
“인터넷 붐이 한창인 2000년 당시 편의점 택배서비스는 LG유통의 전략적인 e비즈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즈니스 환경이 많이 변했습니다. 사업모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의 개인 택배 위주에서 기업시장 쪽으로 사업 방향을 확대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의 일환으로 이씨브이넷은 쇼핑몰이나 홈쇼핑업체와 제휴해 쇼핑몰 고객이 원하는 편의점에서 상품을 받아보는 픽업서비스, 반품을 편의점으로 할 수 있는 반품대행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을 구상 중이다.
“편의점은 유통채널 중에서 할인점과 온라인 쇼핑에 버금가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만간 편의점은 생활 편의 공간으로 서비스상품까지 취급할 것입니다. 편의점 택배시장의 전망은 이런 면에서 아주 밝다고 봅니다.”
김영돈 사장은 낙관적인 시장 전망으로 회사의 비전을 대신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