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 중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전통적인 오프라인 보드게임이 휴머니즘을 무기로 대학가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오프라인 보드게임이란 주사위나 카드를 사용해 말을 움직이고 점수를 얻는 테이블 게임.
한때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은 블루마블이나 윷놀이를 생각하면 쉽게 연상될 것이다. 특히 최근 보드게임 전문카페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생겨나면서 보드게임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보드게임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인간적인 냄새를 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PC게임은 담배연기가 가득하고 밀폐된 어두운 공간에서 게임을 즐기지만 오프라인 보드게임은 밝고 온아한 분위기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하면서 즐길 수 있다.
카페를 처음 찾은 이후 계속 들르게 된다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안병지씨는 “보드게임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얼굴을 직접 보면서 즐길 수 있어 인간적이며 모르는 사람들과도 친해질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또 인하대 김예현씨는 “보드게임에 대한 기사를 접한 후 처음 카페를 찾아가 봤다”며 “게임을 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고 연인들은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좋다”고 말한다.
보드게임 카페의 열풍은 올 4월 서울 신림동 녹두거리에 ‘페이퍼 카페’가 문을 연 이후부터다. 페이퍼 카페는 한때 서울대 출신 프로게이머로 화제를 모은 윤지현씨가 개설했다.
윤씨는 “보드게임은 조작키를 외워야 하는 등 복잡한 PC게임과는 달리 10분이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게임”이라며 “이런 매력에 빠져 보드게임 전도사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보드게임의 특성이나 보드게임 카페의 위치상 주고객은 대학생인데 수업이 끝난 금요일 오후나 주말에는 평균 100명 이상의 손님이 찾는다고 한다.
페이퍼 카페는 서울 신림동을 시초로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 등이 위치한 신촌과 성균관대와 대학로가 있는 명륜동 등에도 분점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대학생들이 가장 즐겨찾는 보드게임은 ‘클루’ ‘카탄’ ‘어콰이어’ 등이라고 한다.
<명예기자=박창순·동명정보대 810201tit@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