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음란물 흔적없네 여기 교내 PC실 맞아?

 그동안 어수선하던 캠퍼스 내 PC실 환경이 학교 및 학생들의 자구노력으로 눈에 띄게 쾌적해지고 있다.

 대다수의 컴퓨터가 에러를 일으킨 채 방치돼 있는 모습도, 구석 자리에서 게임을 하거나 음란물을 감상하는 학생들의 모습도 이젠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교내 PC실 환경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개선된 이유는 IT의 발달과 함께 학교 측과 학생들의 노력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제 학생들은 대부분 초고속인터넷이 가능한 PC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2∼3년 전과 같이 모뎀 이용에 따른 전화요금을 아끼려고 교내 PC실을 찾는 일이 없다.

 굳이 PC실 한구석을 택해 관리원의 눈치를 봐가며 온라인 게임을 하거나 채팅·음란물 감상 등을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또 학교마다 IT대세에 따라 PC실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은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화모뎀 수준에 불과한 속도와 에러를 일으키기 일쑤던 네트워크 환경은 ADSL 수준으로 개선된 지 오래다. 여기에 하드웨어 업그레이드도 활발히 이뤄져 교내 PC실에서의 작업 능률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됐다. 이제는 손에 무리가 적은 마우스를 제공하고 헤드세트를 비치하는 등 학생들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예전에는 컴퓨터가 무더기로 에러를 일으킨 채 방치돼 있는가 하면 PC에 잡다한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문제를 일으켜도 도움을 청할 관리원이 없는 때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하드디스크 보안관’ 같은 프로그램이 기본적으로 설치돼 있어 저절로 PC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PC실마다 배정된 관리원이 일률적으로 주의사항이 씌어진 바탕화면으로 통제하고 있고 에러를 일으킨 PC는 그때 그때 손을 보고 있다.

 이밖에 학생들이 흔히 이용하는 프린터에 대해 유료카드를 사용해야 프린트를 할 수 있는 기기가 장착되면서 청결한 PC실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학생들이 프린터 유료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프린트에 신중을 기하게 됐고, 잘못 인쇄된 종이가 어지럽게 널려지는 일도 사라진 것이다. 아울러 인쇄용지 및 카트리지 절약과 함께 공짜라는 인식으로 프린터를 마구 사용해 고장을 일으키는 일도 줄어들었다.

 이렇게 불과 2∼3년 사이 크게 달라진 대학 PC실 환경에 대해 복학생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다. 군복무 후 이번 2학기에 복학한 한양대 박준현씨(신문방송 98학번)는 “입대하기 전보다 PC실 작업환경이 좋아졌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잘 운영되고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며 “PC실을 사용하는 학생들의 공공의식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