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사회를 이끄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과 단순한 외국어 능력을 넘는 글로벌 감각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팀워크와 리더십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고, 만나고 싶은 CEO 순위 1위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40). 안 사장은 인재가 되기 위한 조건들 중 자기발전, 글로벌 감각, 팀워크와 리더십을 꼽으며 이러한 요소를 갖춘 인재라고 할지라도 ‘도덕성’이 결여되면 오히려 사회의 악이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안 사장은 지금의 IT업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서울대 의대 출신으로 4.3만점에 3.9를 받는 장학생이었고 인정받는 의사였다. 안 사장은 “지금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며 “하지만 정보사회의 역기능을 치료해 건전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은 의사의 역할 만큼 보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시절 창업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던 안 사장이 백신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지난 88년 의대 대학원 시절이었다. 이때부터 의사와 컴퓨터바이러스 치료자라는 이중생활이 시작됐다. 우연히 플로피디스크를 통해 감염된 브레인 바이러스를 치료하면서 ‘백신’을 발표했고 89년 한국산 바이러스인 LBC퇴치 기능이 추가되면서 ‘백신Ⅱ(V2)’를 개발, 이후 새로운 컴퓨터바이러스가 등장할 때마다 개정을 거듭하면서 91년 지금의 ‘백신Ⅲ(V3)’를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에 3시간밖에 잠을 못자는 이중생활로 인해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지쳐 대학교수 복직을 고민하다가 결국 창업을 결심, 유학길에 올라 펜실베이니아 공대에서 기술경영학을 공부했다.
안 사장은 10년 넘게 벤처업계에 몸을 담아 왔기에 대학생들의 벤처창업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외국의 경우 기술자들이 열심히 일하다 보니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 자연스럽게 창업으로 연결되지만 국내의 경우 벤처기업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설립해 실패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며 “이는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에만 조급해하는 태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조건 좋아서 시작하는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며 기술력이 전제되고 거기에 열의가 더해져야 건실한 기업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양성에 주목하며 누구도 진입하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를 찾거나 새로운 것이 아니라도 틈새를 찾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된다”는 안 사장은 “자신의 행동과 전략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지침서나 모델을 갖고 출발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명예기자=김정연·숭실대 projykim@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