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 도입 이후 생산에서 출하까지 공정기간이 10일에서 5일 정도로 절반 단축됐다. 또한 관리 효율화를 기회비용으로 환산했을 경우에는 판관비 중 연간 약 10%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정된다.”
성진씨앤씨의 임병진 사장은 ERP 도입효과로 기존 주먹구구식 업무처리 방식에서 객관적인 통계자료를 토대로 팀별 상호업무 점검이 가능해졌다는 점을 높이 샀다. 이 때문에 매주 열리는 팀별회의에서 한주간 집계한 수치를 갖고 사업분석과 동시에 사업예측을 하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성진씨앤씨는 ERP 가동 전에는 한달내내 월차결산에만 매달려야 할 정도로 비효율적인 경영을 했으나 이제는 다음달 매출까지도 예측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생각은 짧게, 실행은 빨리’라는 성진씨앤씨의 경영전략을 제대로 수행하는 셈이다.
성진씨앤씨는 지난 99년 말 투명경영을 위해 ERP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회계모듈부터 구축했다. 이후 2000년도 4개월간 컨설팅을 거친 후 지난해 12월 인사, 영업, 급여, 구매, 생산·물류 등의 모듈을 모두 도입했다.
성진씨앤씨측은 ERP 도입 이후 업무처리 속도 향상이나 비용절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벤처기업이다보니 초창기에는 각종 업무 문서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 초 4개월간 ERP 컨설팅을 받기에 앞서 업무 프로세스 규정집 등을 만드는 등 내부 업무 혁신과 더불어 문서화작업을 통해 기업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러한 도입효과에도 불구하고 성진씨앤씨는 ERP도입 초기 기업이 다 그러하듯이 직원의 불만을 해소하고 적극적인 활용을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일부 직원들은 ERP도입 이후 회계전표처리의 단순화 등을 통한 업무단축을 예상했지만 오히려 직접 개별적으로 전표를 처리해야 하는 등 업무가 늘었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더군다나 ERP 운영으로 인해 경영진의 철저한 관리가 가능하다보니 업무 이행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늘었다.
성진씨앤씨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ERP가 가져다주는 장점 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수시로 팀별 교육을 통해 ERP의 적응력을 높여나가도록 하고 있다. 또한 이제 ERP를 활용한지 겨우 10개월 정도 지났기 때문에 충분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 않은 점을 인식해 데이터통합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1년 이상의 데이터가 마련되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체계적으로 예산개념을 도입해 예산통제를 시작하기로 했다.
성진씨앤씨는 ERP의 다음 목표로 사내 IT화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는 그룹웨어와의 연동을 통해 효율적인 경영뿐만 아니라 지식경영에도 다른 중소기업보다 한발 앞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소개>
지난 97년 설립된 디지털영상저장장치(DVR) 전문업체인 성진씨앤씨(대표 임병진 http://www.sjcnc.com)는 DVR의 핵심기술인 동영상 압축기술, 원격지시시스템 제어기술 등을 자체 보유하고 있는 전형적인 벤처기업이다. 이 회사의 직원수는 약 145명, 2002년도 매출목표는 약 340억원이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