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이원방송 뿌리내리나.’
우리홈쇼핑의 부산지역 방송이 이달로 개국 1주년을 맞은 것을 계기로 홈쇼핑 업계에서 이원화 방송에 대한 논의가 아연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경제 발전과 상품 다양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아직은 매출 등 비즈니스 면에서 시기상조라는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이런 가운데 1주년을 맞은 우리홈쇼핑의 부산지역 방송 실적이 기대 이상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받고 있다.
◇‘매출은 서울수준’=홈쇼핑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서울과 부산 이원방송을 시도한 우리홈쇼핑은 지역방송 1주년을 맞아 부산지역 방송성과를 ‘비교적 성공작’이라고 평가했다. 먼저 초미의 관심사였던 매출 면에서 부산방송의 프로그램(2시간 기준)당 매출이 지난 10월 현재 서울 본사 매출의 85%에 달하는 1억9000만원(본사 2억3000만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개국 이후 올 상반기까지는 서울지역 방송대비 70∼75%의 매출실적을 보였으나 지속적 상승세를 타면서 85%까지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우리홈쇼핑 측은 “부산지역 방송은 가전·컴퓨터 등 고가의 상품 편성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매출수준은 서울과 거의 동등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지역에서 우리홈쇼핑의 인지율과 브랜드 신뢰도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고 강조했다. 이는 부산지역 중심가에 위치한 입지조건과 지역 자체의 구전효과, 400여명에 달하는 지역 출신 직원채용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상품 소싱 능력은 여전히 과제=하지만 이원방송이 자리잡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다양한 상품개발’ 과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만만치 않다. 지역방송이라는 강점을 활용하기 위한 상품개발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홈쇼핑은 개국 이후 부산방송에서 부산동부수협의 ‘황수관 기장다시마’ ‘저온숙성 고등어’ ‘메모리폼 베개’ 등 몇가지 히트상품을 개발했지만 서울과 비교해 절대적으로 뒤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상품이 뒷받침되지 않은 지역방송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최근 부산방송의 실적이 상승하고 있지만 안정 궤도에 올라서기 위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방송 활기의 시금석=지역 이원방송은 스튜디오 이원화에 따른 비용절감·상품다양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홈쇼핑 사업 초기부터 관심을 끌던 사항이었다. 하지만 투자대비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는 점 때문에 주요 홈쇼핑업체의 관심은 시들해졌다. CJ홈쇼핑·농수산쇼핑 등 일부 업체가 콜센터 시설을 각 지역에 두거나 별도의 지역상품 개발팀을 두는 정도였다. 하지만 지역경제의 비중이 높아가고 상품의 기획력이 홈쇼핑업체의 당면과제로 떠오르면서 지역방송에 대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리란 기대감이 다시 일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성공작이었다’는 우리홈쇼핑의 부산방송 1년 평가에 홈쇼핑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