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가 최근 PDA 및 디지털 카메라 사업에 새로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면서 이의 성공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보는 이러한 사업다각화 시도는 최근 현주컴퓨터·주연테크컴퓨터·현대멀티캡 등 중견 PC업체들이 신규사업에 활발히 진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마련하고 수익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여겨진다.
특히 PDA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년 3월 발표한 스마트 디스플레이(개발코드명 미라)로도 활용이 가능해 향후 노트북PC를 일정부분 대체하는 기기로 삼보에서도 높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또 화면크기가 8.4인치로 현재 출시된 PDA 중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해 큰 화면을 요구하는 기업용시장이나 텔레매틱스 단말기로도 유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삼보의 신규사업 진출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번에 선보인 PDA(모델명 모비)의 경우 국내 주류 PDA가 보여주는 소형화, 이동통신 기능 내장 추세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국내 주류 PDA가 3.5인치인 데 비해 모비는 8.4인치 LCD를 채용했으며 이동통신 기능은 아예 지원하지 않는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주류 제품군으로 진입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도 불구하고 틈새시장을 겨냥했다”며 “KT·하나로통신 등이 진행하는 무선랜 PDA서비스도 최근 소형 단말기를 요구하는 추세여서 시장개척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카메라 분야는 시장 진입이 더욱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이 현재 올림퍼스·삼성테크윈·소니·후지필름 등 세계 최강자들이 각축을 벌이는 상황에서 대만에서 소량으로 아웃소싱하는 형태로는 브랜드는 물론 가격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보측도 “브랜드·가격에서 모두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주로 PC와 패키지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패키지 판매의 경우 패키지 제품이 부실할 경우 정작 주 사업인 PC본체에 대한 신뢰성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사업에 제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계획과 이를 밑받침해줄 자금이 필요하다”며 “결국 탈출구는 주 사업인 PC사업의 수익회복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