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들에 의해 촉발된 PDP TV 가격 파괴 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산 업체들은 본사와의 협의 등 탄력적 가격정책 수립이 어려워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격적으로 PDP TV 가격을 8∼22% 인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중견전문업체들까지 값내리기 대열에 뛰어 외산 PDP TV 역시 가격 인하 압박에 시달리고 있지만 본사와의 본선인도방식(FOB) 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아 가격정책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7월 이후 국내시장의 PDP TV 판매가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재고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총판 및 대리점들이 마진폭 확대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어 외산 가전업체들은 심각한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외산가전업체 중에는 11월 들어 샤프전자와 한국후지쯔 등 2개사만이 PDP TV 가격을 소폭 인하했으나 나머지 업체들은 여전히 환율 및 FOB 조정 지연 등으로 공급 가격 인하에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소니코리아,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 도시바코리아 등 일본계 가전업체의 마케팅 담당임원들이 잇달아 일본 본사를 방문, 수입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본사가 공급가격을 내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외산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 http://www.sony.co.kr)는 일단 ‘가격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오는 4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전략회의에서 전격적인 가격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한국 PDP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일본 NEC PDP TV를 수입, 판매하는 노틸러스효성(대표 최병인 http://www.hds-hyosung.com)은 일단 소니, 파이오니아 등 일본 가전업체의 움직임을 봐 가면서 연말 PDP TV 가격정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외산가전 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NEC가 생산, 전세계로 공급하는 PDP 패널에 대한 과수요로 인해 PDP 패널가격이 인상추세를 보이는 만큼 일본본사의 공급가격 인하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본사와 국내 기업간 빗나간 수요예측에 대한 책임문제도 발생할 수 있어 가격조정은 난관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샤프전자(대표 이기철 http://www.sharpkorea.co.kr)는 지난 1일부터 50인치 PDP TV 가격을 종전 1420만원에서 12% 가량 떨어뜨린 1200만원으로 조정했다. 한국후지쯔(대표 안경수 http://www.fujitsu.co.kr)도 기존 980만원에 판매하던 42인치 PDP TV를 895만원으로 11% 가량 인하, 판매하기 시작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