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알카텔 등 다국적 네트워크장비 업체들이 장악해온 전송장비 시장에서 국산 장비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연간 3000억∼4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전송장비 시장은 그동안 외산 장비가 주도해왔으나 최근 들어 삼성전자·레텍·코위버·포커스테크놀로지 등 국내 업체들이 50M급 소용량 가입자용 장비에서부터 2.5G 및 10G급 광전송장비·DWDM장비·레이저 광전송장비 등 다양한 전송장비의 국산화에 성공,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전 전력연구원 등 연구기관에서는 800G급 초대용량 WDM장비와 1.2테라급 차세대 광전송장비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하고 차세대 전송장비 시장을 겨냥해 상용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소용량 가입자용 전송장비뿐 아니라 대용량 광전송장비와 차세대 무선 전송장비 분야에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춘 국산 장비가 속속 개발됨에 따라 앞으로 전송장비 시장에서도 수입대체는 물론 해외시장 공략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기가비트 신호 처리가 가능한 10G급 광전송장비를 개발, 이 분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루슨트·노텔·NEC 등과 한판 경쟁에 들어갔다. 또 레텍커뮤니케이션스는 머큐리와 공동으로 DWDM장비를 국산화, 외산을 제치고 KT에 공급하는 등 대용량 광전송장비 시장에서 국산 장비의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전송장비 전문업체인 코위버는 ADSL 등 초고속인터넷망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면서 수요가 확산되고 있는 50M급 전송장비를 개발, 통신사업자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말 설립된 포커스테크놀로지는 대도시 등 건물밀집지역에 광케이블을 매설하지 않고도 155M의 속도로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무선 레이저 광전송장비를 개발, 국내외 시장에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들 국내 업체가 개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장비들은 지금까지 대부분 외산에 의존해온 첨단 장비로 국산화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확보되면서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성가를 인정받고 있어 국내 통신장비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레텍의 DWDM장비는 이미 지난해말 미국의 지역통신사업자에 테스트용 장비가 수출됐으며 올해말에도 90억원 규모의 DWDM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KT에 추가로 장비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돼 노텔과 시에나 등이 주도하는 DWDM장비 시장에서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또 기가비트 신호처리가 가능한 10G급 광전송장비를 내놓지 못해 통신사업자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어온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 출시로 내년부터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10G급 광전송장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포커스테크놀로지가 자체개발한 무선 레이저 광전송장비도 현재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이제 막 상용화 제품이 선보이는 단계로 앞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