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광결정구 조립기술 개발

차세대 표시소자로 주목받고 있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의 화소(픽셀)용 광결정구(포토닉 볼) 조립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격자나노소재연구실(책임자 양승만 생명화학공학과 교수)은 BK21 및 한국과학재단의 우수연구집단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나노입자의 자기조립(셀프 어셈블리)을 광전자 소재의 제조에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화소용 광결정구 조립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초격자나노소재연구실이 지난 97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개발한 광결정구는 실리카(SiO2) 또는 타이타니아(TiO2)로 만든 광결정구의 미세구조를 제어해 3원광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가시광선 등 특정 파장 영역의 빛만을 선택적으로 반사시키는 기능으로 차세대 광통신소자와 현재의 컴퓨터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광컴퓨터의 개발 소재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미세채널에서 표면장력이 크게 작용하는 미세유체소자(마이크로플루이딕 디바이스)의 원리를 이용해 크기 분포가 균일한 광결정구를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창안했다. 이 기술은 이중주형법을 이용한 것으로 화학분야의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의 하나인 JACS에 게재됐으며 미국 화학회에서 매주 학술적 가치와 기술혁신성이 높은 7편의 논문을 소개하는 ‘허트 컷’의 4일자 하이라이트로 소개됐다.

 이밖에 초격자나노소재연구실 소속의 이기라씨(박사 4년차)의 논문이 재료분야에서 가장 인용지수가 높은 저명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어리얼스’에 게재된 바 있으며 ‘어드밴스트 머티어리얼스 이달의 톱10 항목’에 선정되기도 했다.

 양승만 교수는 “디스플레이·광통신소자·마이크로레이저 등 첨단 반도체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기술”이라며 “오는 12월부터 정부의 나노핵심과제사업의 지원을 받아 상용화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세유체소자는 크기가 수십마이크론(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수준)의 미세한 채널을 반도체 칩 형태의 구조 속에 조립한 것으로 극미량의 액체를 이동시킬 수 있는 장치로 BT분야에서는 유전자 분석이나 신약개발 등에도 활용하고 있다.

 현재 많이 쓰이는 LCD화소는 3원광(RGB)을 낼 수 있는 서로 다른 화학색소인 컬러필터를 사용하는 데 반해 광결정구는 동일한 물질을 사용하고 물질의 내부 미세구조를 제어함으로써 3원광을 구현할 수 있어 최근 들어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분야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