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용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
북한의 핵 보유 및 핵 개발추진 사실 인정으로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으나 김 대통령과 대통령 후보간 협의한 바와 같이 대화를 통한 긴장완화와 경제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단, 남북경제협력은 북측의 핵문제와 군사문제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핵 및 군사문제와는 상대적으로 거리가 있는 국제표준인 MDA(Model Driven Architecture) 기반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남북 공동협력에 대해 제안하고자 한다.
우리의 가장 큰 명제는 세계적으로 급격히 발전하는 소프트웨어 기술환경에 대처해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획득·운용·관리에 어떻게 대처하고 소프트웨어 자산을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질적인 하드웨어 플랫폼, 운용체계(OS),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언어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예컨대 OS만 하더라도 유닉스, MVS, 맥OS, 윈도, 팜OS, 렉스, 내장형 디바이스로 모바일, 셋톱 등 무수히 많다. 이같은 OS의 증식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MDA는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우리의 소프트웨어 자산을 통합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MDA는 기존의 소프트웨어 및 상용(COTS) 소프트웨어를 더욱 용이하게 통합하기 위한 것이며 적어도 향후 20년간의 수명을 보장하는 아키텍처로 판단된다. MDA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의 전 수명 주기인 분석·설계·구현·배치·유지보수 등을 지원하며 미래의 시스템으로 진화 및 통합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이다.
UML(Unified Modeling Language)을 기반으로 하는 MDA의 기본 개념은 J2EE, .NET, COM++, CORBA 등 플랫폼에 독립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모델링한 후 이를 원하는 특정 플랫폼에 매핑해 플랫폼에 종속적인 상세한 설계 모델을 자동으로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컴포넌트간 상호운용성과 이식성을 확보하기 위한 접근방법이다. 국제적으로 소프트웨어 기술 표준을 선도하는 객체경영그룹(OMG)은 2001년 3월에 소프트웨어 기술표준의 방향에 대해 합의한 후 같은 해 9월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로 MDA를 전면적으로 채택했다.
OMG는 향후 20년 이상을 지속할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모델로 MDA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OMG에서 개발중인 영역별(전자상거래·재무·의료·생산·통신·교통·우주항공 등 7개 영역) 아키텍처 표준화 작업도 MDA 방식을 채택해 진행하고 있다. MDA 표준은 남북한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다. 이같은 기회를 남북이 힘을 합쳐 접근한다면 우리 민족에게는 세계 IT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최근 국제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컴포넌트 개발 지원도구와 관련된 세계 시장규모는 2001년 기준으로 약 35억달러, 2006년에는 62억달러로 연평균 11.8%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이 가운데 웹 서비스 관련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시장은 2000년 약 4억달러에서 2005년에는 약 280억달러 규모로 매년 급신장할 전망이다.
남북간의 소프트웨어 분야에 장기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국제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MDA 기반의 접근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IT 인프라를 자랑하는 남측과 부분적인 요소기술의 개발에 집중하는 북측이 다양한 하드웨어 플랫폼, 프로그래밍 언어, OS, 미들웨어, 개발방법론 등과 상호독립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접근방법으로 소프트웨어 컴포넌트를 개발한다면 미래의 중복투자를 배제하고 상호운용성과 이식성을 확보해 국제경쟁 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부는 작은 예산의 MDA기반의 남북 소프트웨어협력 사업으로 최근 북측의 핵 시인에 의한 국제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민족의 경제협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