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영국 브리스톨 HP 연구소의 울트리움 1 생산라인 전경.
내년으로 설립 20주년을 맞는 영국 브리스톨의 HP연구소는 HP 테이프드라이브의 산실이자 지난 2000년 이후 본격 개화된 ‘슈퍼드라이브(용량 100Gb 이상, IDC 정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본원지다.
브리스톨 연구소의 위상은 4∼5년 전에만 해도 HP 전세계 조직(연구소 및 각국 지사 포함)에서 ‘수익성 톱3’에 들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90년대 후반 HP 성장에 큰 역할을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 전세계 테이프드라이브 시장의 절반(1000만개 판매)을 차지한 DDS가 처음 개발된 곳이 바로 이 연구소이기 때문이다. 개발 당시 1.3Gb에 초당 전송속도가 100 정도였던 DDS는 현재 용량 20Gb에 초당 전송속도가 3MB까지 확장됐다.
브리스톨 연구소의 노하우는 슈퍼테이프드라이브인 울트리움 개발에서 정점에 올라섰다. 15년 이상 DDS가 주도해온 테이프드라이브 시장이 지난 97년 디지털(컴팩으로 합병)이 개발한 ‘디지털리니어테이프(DLT)’ 기반의 제품으로 전환되자 이에 맞서 HP가 IBM·시게이트테크놀로지와 공조, 2000년 세계 처음으로 100Gb 용량의 슈퍼드라이브 ‘울트리움 1세대’를 개발하게 된 것. 울트리움은 전송속도에서 강점을 발휘하고 있는 DLT에 맞선 리니어테이프오픈(LTO) 기반 제품으로 대용량 테이프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DDS 개발 이래 다시한번 브리스톨연구소의 성가를 드높였다.
연구소는 최근 200Gb 30MB/s로 용량과 전송속도를 2배 향상시킨 울트리움 2세대를 개발 완료하고, 이달 19일 제품을 공식 출시한다. 용량과 전송속도가 400Gb 60MB/s로 다시 두 배 향상된 3세대 울트리움 개발도 석달전 이미 착수한 상태다.
연구소를 책임지고 있는 밴 윌킨스 매니저는 “테이프 시장이 불투명하다고 하지만 가격면에서 스토리지의 10분의 1수준인데다가 슈퍼테이프드라이브로 용량이 확장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쉽게 소멸되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며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본사에서도 연간 테이프드라이브에 대한 R&D 비용을 줄이지 않고 있어 브리스톨 연구소는 향후 테이프 드라이브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리스톨 연구소는 현재 1000여명의 연구 및 마케팅 인력이 거주하고 있는 초대형 연구소로 이 중 400여명이 테이프드라이브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브리스톨(영국)=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