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업계에 등장한 새 얼굴 CEO들이 침체된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PDP 전문업체 UPD, 오디오 전문업체 이트로닉스,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신규 사령탑들은 자금확보, M&A 전략 재정비, 회사 재건 등 저마다 나름의 목표를 제시하며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9월초 UPD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취임한 정지현 사장(47)은 연세대 재료공학과 졸업 후 IBM 연구원, 현대전자 기획실, 미국 MMC테크놀로지 기획 및 마케팅 담당 부사장, 미국 투자사인 세미벤처사의 CEO를 역임하다 UPD의 자금 및 마케팅 담당 사장으로 취임했다.
정 사장은 취임 후 “벤처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활한 자금확보”라고 지적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정비해 해외 업체로부터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PDP패널의 직접 생산뿐 아니라 해외 라이선싱을 통한 간접생산으로 수익모델을 다양화하고 △PDP모듈 역시 일본 전문업체에서 들여오고 다시 TV 완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을 추진하며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이를 위해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업체들과 약 1000만달러의 외자유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워크아웃 기업으로 기업 M&A를 진행해온 이트로닉스의 새 관리인 강석규 사장(56)은 태광산업에서 약 20년을 근무한 오디오업계 전문가다. 인천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이면서도 실제 사업영역과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게 강점이다. 강 사장은 경북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태광산업과 동원텔레콤 등에 근무했다.
이트로닉스의 최대 현안은 회사 매각을 통한 회생방안 마련이다.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위해 에즈워드홀딩스와 매각협상을 벌였지만 현재로서는 매각대금 및 자본금 편입비율 등의 문제로 결렬된 상태. 이트로닉스는 재매각 공고를 통해 M&A를 재시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중국공장 생산시설 확충, 영업이익 창출 및 DVD, 통신부문 등의 신규투자로 회사 가치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일 새로 출범한 대우일렉트로닉스 김충훈 사장(57)은 99년 워크아웃기업 지정 이전 1만명이던 직원을 4000여명으로 줄이며 뼈를 깎는 아픔을 겪은 회사를 어떻게 제자리로 돌려놓느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직원들에게 다시 자신감을 심어주고 과거 국내 가전 3사로서의 위상을 살려내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 사장은 ‘품질경영과 책임경영 그리고 인재경영을 통해 내년까지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정상화 궤도로 끌어올린 뒤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핵심역량에 집중, 안정적 성장기반 확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가전종합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그것만이 막대한 손해를 입은 소액주주들에 대한 빚을 갚는 길이라는 것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