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업계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1000만 가입자 시대를 맞은 초고속인터넷업계는 최근들어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에 이어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에 투자를 집중하며 속도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속도경쟁은 국내 초고속인터넷시장 가입자 포화상태에 따른 가입자 확보 전략의 일환이며 나아가 초고속인터넷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겠다는 야심도 한 몫을 하고 있다.
KT(대표 이용경)는 현재 하나로통신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속도가 빠른 VDSL의 설치를 확대하고 있고,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내세워 전국적인 고객네트워크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과 온세통신(대표 황기연)·데이콤(대표 박운서) 등도 VDSL서비스 구축을 위해 장비설치에 적극적이다.
유무선 통합시대를 맞아 무선랜사업과의 연계사업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 부문에서는 KT와 하나로통신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KT는 전국 주요 지역에 ‘네스팟거리’를 조성한다는 목표 아래 압구정·신촌 등 서울 일부 거리에 장비 구축을 완료하고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역시 무선랜과 연계한 가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해외사업자와 로밍계약을 체결하는 등 전략을 다양화하고 있다. 두루넷도 VDSL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후 상용서비스에 들어갔으며 일본 브로드밴드협회와 ‘한일 브로드밴드 서비스’ 분야의 협력키로 하는 등 해외사업자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직은 초기 진출단계기는 하지만 중국·말레이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구축이 덜된 나라가 주 대상이다. 현재는 KT가 중국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의 TM네트와 초고속인터넷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으며 일본 NTT와도 모뎀장비 및 장애진단솔루션의 수출계약도 체결했다. 하나로통신도 시스폴인도네시아와 솔루션 수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태국정보통신(대표 박윤)도 태국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장비수출을 체결, 사업을 진행중이다.
ADSL의 영광을 VDSL로 이어가기 위한 장비업체들의 노력도 한창이다. 지난 90년대 후반 ADSL 특수에 힘입어 급성장을 거듭한 국내 초고속인터넷 장비업계는 올들어 VDSL이라는 새로운 ‘희망봉’ 정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KT를 비롯한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적극적인 VDSL 투자에 맞춰 VDSL장비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코아커뮤니케이션즈(대표 김진식)·텔슨정보통신(대표 김지일)은 지난 상반기 KT의 VDSL장비 공급자로 선정되며 100억원대의 VDSL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기산텔레콤(대표 박병기)과 기가링크(대표 김철환) 등도 하나로통신·데이콤 등에 장비를 공급하며 VDSL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중소벤처업체 위주의 VDSL시장에 대기업들이 잇달아 참여하면서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현대네트웍스(대표 박승철)가 최근 미국 이카노스커뮤니케이션스가 개발한 DMT 칩세트를 이용한 VDSL장비 개발 및 현장테스트작업을 마치고 내년초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전세계 ADSL장비 시장에서 5위권을 유지했던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VDSL장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해외 진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ISDN 기반에서 ADSL을 건너뛰고 곧바로 VDSL로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전환하려 하고 있는 일본 시장을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의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기가링크와 기산텔레콤이 일본 시장에 시험장비를 공급한 상태며 다른 업체들의 일본시장 진출 노력도 활기를 띠고 있어 일본 초고속인터넷 장비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