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덱스 `과시`보다 `실속` 우선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추계 컴덱스에 참가하는 전세계 업체수가 예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면서 컴덱스 참가를 단순한 세 과시가 아닌 실질적 비즈니스 창구로 활용하려는 이른바 ‘매치메이킹(match making)’ 바람이 일고 있다. 본지 10월 29일자 2면 참조

 비싼 전시부스 비용을 지불하며 출품을 하는 대신 한국관내에 마련된 바이어 미팅룸만을 이용하는 실속파 업체서부터 전시장 인근 호텔 객실을 비즈니스룸으로 개조, 현지 바이어와의 1대1 대면접촉에 나서는 업체도 있다. 최근에는 컨설팅업체의 매치메이킹 전문 서비스 상품을 고액을 들여 활용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등 관련 기관도 바이어 상담장소를 대폭 확대하고 도우미를 배치하는 등 업체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현황=삼성전기는 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추계 컴덱스에 별도 부스를 마련하지 않는다. 대신 해외영업팀을 현장에 파견, 한국관내에 마련된 미팅룸에서 현지 바이어들과의 상담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현주컴퓨터도 자체 전시부스는 개설치 않는 대신 라스베이거스 현지 최고급 호텔인 벨라지오에 비즈니스룸을 마련해놓고 바이어 접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가트너데이터퀘스트의 매치메이킹 전문 상품인 ‘비전이벤트’를 통해 엄선된 빅바이어와의 수출상담을 추진하는 업체도 크게 늘고 있다. 이 서비스의 한국총판인 IPR포럼에 따르면 30분당 1만5000달러의 비교적 고가의 비용에도 불구하고 정소프트, 안철수연구소, 알파비젼텍, 삼성SDS 등 국내 IT업체의 이용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미령 IPR포럼 팀장은 “전시회 출품을 통해 불특정 다수인 일반 관람객을 상대하기보다는 바이어 확보에만 주력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최근 IT거품이 급속히 걷히면서 국내 일선 업체와 관련 기관을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원대책=컴덱스 전시장에서 한국관을 운영하는 SW진흥원은 해외 판로개척 지원책인 ‘마켓이네이블러(ME)’ 사업의 일환으로 현지 IT지원센터인 아이파크(iPark) 등을 통해 유력 바이어들과 사전 접촉, 매치메이킹 성사율을 높이고 있다. 진흥원은 이번 컴덱스 행사 기간중 전체 한국관 부스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0개 부스를 바이어 미팅장소로 할애할 계획이다.

 전자산업진흥회도 참가업체의 바이어 통역과 응대 등을 지원키 위해 현지 도우미를 배치하고 별도 부스를 마련해 팩스, 전화기, 컴퓨터 등 각종 사무기기도 비치키로 했다. 임호기 진흥회 팀장은 “참가업체의 정보를 담은 CD와 디렉터리 책자는 물론 한·영 통역이 가능한 도우미와 바이어나 한국 본사간 긴급연락 등을 위해 전화·팩스·PC 등 각종 사무기기도 별도 부스에 마련, 일선 업체 지원에 차질이 없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