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변환·저장연구센터(RCECS)를 2002년 신규 우수연구센터로 선정하고 차세대 2차전지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도록 한 것은 반도체·디스플레이와 함께 2차전지산업이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 팽창하고 있는 데 반해 원천기술과 연구인력은 태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센터 출범에 대해 업계는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는 이번 RCECS 출범을 계기로 그동안 제각기 진행돼온 차세대 전지 개발이 큰 탄력을 받고 2차전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필요한 소요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정 의미는=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핵연료 등 에너지원이 자원고갈과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환경친화적이고 발전·저장·사용적 측면에서 효율성이 높은 연료전지·고효율 2차전지 등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특히 국내 2차전지 산업이 대량생산을 위한 산업화에만 치중함으로써 경쟁국인 일본에 비해 원천기술은 턱없이 뒤떨어지고 연구인력은 10분의 1 수준이란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업체별·연구소별로 분산돼 개별적으로 진행돼 온 연구개발이 실효성 측면에서 소득이 적다는 판단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를테면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바탕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것이 목적성과 비용절감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센터의 역할 및 핵심 인력=센터는 앞으로 9년 동안 정부자금 등을 지원받아 2차전지 관련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분야별 세부과제를 선정하고 이들 세부과제를 상호 유기적으로 접목시키는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핵심연구 인력은 센터장 오승모 박사를 비롯해 이재성 박사·이명훈 박사·이호인 박사·김권 박사·선양국 박사·박정완 박사·김재정 박사·탁영석 박사·조보현 박사 등 15명의 2차전지 및 연료전지 등 관련 소재 및 부품 전문가로 구성됐다.
센터측이 LG화학이나 삼성SDI 등 산업체 연구원을 연구과정에 대거 포함시키기로 한 것은 개발된 기술·소재를 양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세부과제=전기화학·화학공정·재료공정·탄소재료·고분자·촉매·미세가공공정·전력전자공학 등의 개발과제와 이들 소재를 세트에 장착하기 위한 기능적 연구로 구성됐다. 주요 과제는 ‘수소 고효율 연료전지 개발’ ‘차세대 고용량 2차전지 및 커패시터 연구’ ‘분산에너지 이용 시스템을 위한 인터페이스 연구’ 등 3가지.
수소 고효율 소형연료전지 연구는 휴대폰·PDA·노트북 등 모바일기기에 적용 가능한 기술개발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세부과제는 △광촉매를 이용한 수소제조연구 △나노기술과 전기화학을 이용한 전기촉매 개발연구 △고분자 전해질 및 고성능 전극·전해질 어셈블리 개발연구로 잠정 확정됐다.
차세대 대용량 2차전지 및 커패시터 연구분야는 △나노크기 조절을 통한 고효율 고용량화 전극재료 연구 △리튬 박막전지용 전극소재 및 전지시스템 개발연구 △차세대 2차전지 및 전기화학 커패시터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분산에너지 이용시스템을 위한 인터페이스 분야는 △수소저장장치의 개발 △에너지 변환저장장치의 복합화 연구 △에너지 변환 저장장치와 최종 수요처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 시스템 개발로 확정했다.
센터측의 한 관계자는 “RCECS센터의 출범은 차세대 2차전지 분야의 중요성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국내 2차전지 산업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로 도약할 수 있는 원천·선행 기술을 확보하는 데 RCECS가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