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엔터테인]수능 수험생들을 위한 영화·게임·공연

 수학능력 평가시험이 끝났다. 그동안 시험준비에 매진해온 고3 수험생들도 이제 얼마간 동안은 한껏 자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다. 이를테면 그동안 묻어두었던 취미생활을 다시 맛보거나 영화관이나 공연장을 찾아 젊음을 발산할 수도 있다. 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도 마음껏 즐기는 등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여가가 생겼다.

 더구나 최근 수능 일정에 맞춰 수험생들을 위한 이벤트도 곳곳에서 벌이고 있어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에게 그동안의 고달팠던 생활에서 벗어나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영화=영화 분야의 경우 수능 수험생을 겨냥한 영화 프로그램이 더욱 풍부하다. 청소년을 위한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내용도 사춘기들의 성적 호기심을 다룬 몽정기 등이 새롭게 개봉돼 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돌리게 하고 있다. 특히 CGV, 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플렉스들은 일제히 수험표를 지참한 수능생에게 영화 관람료 할인, 기념품 제공 등의 이벤트를 벌이고 있어 학생관객 잡기에 나섰다.

 가장 관심을 끄는 영화는 몽정기. 성적 호기심이 충만한 중고등학생들의 정서를 여과없이 다뤘다는 점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사춘기 남학생들은 물론 자녀들이 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어 부모층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중학생 동현은 요즘 말 못할 고민에 빠져있다. 소변이 나오는 곳으로만 알았던 은밀한 그곳이 다른 용도로 작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동현과 그의 친구들은 야한 것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이리저리 몰려다니며 몽정을 해결하기 위한 노하우를 익히는데 혈안이 된다. 그러던 어느날 동현의 학교로 섹시하고 아리따운 교생 유리가 오게 되고, 그때부터 동현과 친구들에게 몽정의 대상은 이름 모를 캔디(?)에서 싱그러운 교생으로 바뀌면서 에피소드가 시작된다.

 7일 개봉하는 유아독존은 세 남자의 아기 키우기가 주요 골격이다. 위풍도 당당한 왕따 전문 퇴치 기관 ‘비룡체육관’의 만수, 풍호, 재섭은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중 생각지도 않은 일이 생긴다. 늘 사고만 치고 다니는 만수가 전단지를 붙이러 나갔다가 한살짜리 아기 은지를 데려온 것. 밤에 잠을 안자고 밥을 안 먹고 화장실을 이용하지 않는 이 아이를 셋은 키우기로 결심한다.

 플루토 내쉬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영화다. 에디머피 특유의 액션과 코믹스러운 연기가 볼만하다. 지구의 천연자원이 고갈되고 모든 자원은 달에서 공급받는 2087년이 배경. 달 표면의 정착도시 리틀 아메리카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을 경영하는 플루토 내쉬 머피는 밀수, 폭력, 마약 등 화려한 과거를 청산하고 정의로운 사람이 되려고 하지만 달을 차지하려는 렉스 크레이터의 하수인 모건이 플루토의 클럽에 찾아와 거액의 현금으로 클럽을 넘기라는 협박을 받으면서 이에 맞서 싸운다.

 이미 개봉중인 아이엠 샘이나 성룡표의 화끈한 액션 턱시도도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이 보기에는 추천할 만한 영화다.

 ◇게임=그동안 게임 삼매경에 푹 빠지는 행복한 상상을 키워온 수험생이라면 이제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 컴퓨터 하나면 온라인게임이나 PC게임을 맘껏 즐길 수 있다.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다 보면 입시로 쌓인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겨 나간다.

 수험생이 즐길 만한 PC게임으로는 ‘워크래프트3’를 꼽을 수 있다.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대명사 ‘스타크래프트’ 후속작인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와 또 다른 맛을 제공해 스트레스 해소에는 그저 그만이다. 다양한 전략을 익히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능이 끝난 지금이 게임을 배울 수 있는 최적기다. 휴먼, 나이트엘프, 오크, 언데드 등 4개 종족이 등장하는 이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지만 영웅과 아이템이 등장하는 등 롤플레잉 게임의 요소가 가미된 것이 특징이다. 싱글플레이로 웬만큼 실력을 쌓으면 배틀넷에 접속해 다른 유저와 전투를 벌이는 재미도 남다르다.

 온라인게임으로는 최근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프리스톤 테일’ ‘라그하임’ ‘뮤’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화려한 3D 그래픽이 돋보이는 이들 게임은 커뮤니티 기능이 강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에도 금상첨화다. 그동안 수능준비 때문에 좀처럼 레벨을 올릴 수 없었던 유저라면 이번 기회에 캐릭터 키우는 맛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온라인게임내 이벤트도 꼼꼼히 챙겨볼 만하다. 게임도 즐기고 상품도 받는 행운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포트리스2블루’와 ‘공작왕’에서는 수험생을 상대로 이벤트를 열어 상품과 함께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밖에 비디오 콘솔게임도 좋은 엔터테인먼트다. 게임기와 타이틀을 구입하는데 다소 비용이 들지만 재미나 오락성에서 PC게임이나 온라인게임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으로 잘 알려진 ‘철권4’를 비롯해 ‘귀무자2’ ‘진삼국무쌍’ 등 박진감 넘치는 게임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 

 

 ◇공연

 공연가에도 대입 수험생을 겨냥한 풍성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팝부터 재즈, 클래식, 뮤지컬 등 종류도 다양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기에는 충분할 것이다.

 우선 창작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연장공연된다. 기간은 11월 9일부터 12월 1일까지. 워낙 유명한 뮤지컬인 데다, 형제간의 따뜻한 우애를 그리고 있어 수험생들이 그간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기에는 그만이다.

 뮤지컬에 관심이 높다면 오는 15일부터 12월 1일까지 공연되는 ‘몽유도원도’도 추천할 만 하다. 역시 창작뮤지컬인 ‘몽유도원도’는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다룬 것으로 ‘명성황후’로 유명한 연출가 윤호진이 제작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으는 작품이다. 동양적인 신비함과 멋스러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적극 권장하고 싶은 공연이다. 장소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다.

 이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도 15일부터 30일까지 뮤지컬 ‘블루사이공’ 공연이 있다.

 콘서트도 다채롭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는 오는 10일 ‘가을맞이 임학성 팝스콘서트’가 개최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도 11일 월요일 ‘서울챔버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있으며 14일에는 ‘서울시향 정기연주회’가 있다.

 14일 목요일에는 기타리스트이자 보컬리스트로 유명한 조지 벤슨의 내한공연이 관심을 끈다. 특히 그의 스캣 창법은 거의 완벽하다는 평을 얻고 있을 정도. 존 스코필드·포플레이·팻 메스니와 함께 세기적인 재즈 뮤지션으로 꼽히는 만큼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장소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7일과 18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파트리샤 카스 내한공연도 삭막해진 수험생들의 기분 전환용으로 그만일 것이다. 8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파트리샤 카스는 에디트 피아프의 전통을 이어받은 샹송의 여왕으로 화려하고 격정적인 무대매너는 언제나 객석을 압도하는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