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참여업체간 첨예한 이해관계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마다 잡음을 낳아온 강원랜드가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는 293억원 규모의 슬롯머신 공급사업이 문제가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슬롯머신 공급사업을 발주한 강원랜드가 입찰제안서와 별도로 세부기능을 담고 있는 69쪽 분량의 시방서를 공개하면서 비롯됐다. 참가 희망 업체들이 시방서가 특정업체인 A사에 유리하게 작성됐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제안요청 설명회에 참여했던 19개사 가운데 5개사만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더욱이 이 가운데 3개사는 A사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의혹을 제기한 업체들은 시방서 내용 중 ‘LCD 화면을 이용한 보너스게임’과 ‘코인이 필요없는 게임’ ‘25가지 테마 포함’ 부분을 모두 충족시키는 것은 A사의 기계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제조·공급기간으로 제시된 15주가 기기 안전인증 소요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너무 짧아 소형 카지노 기계 공급 당시 안전인증을 획득한 A사에 절대 유리하다는 것.
일부에서는 이번에 이의를 제기한 업체들이 제품 공급권 확보를 위해 A사와 제휴를 추진했지만 앞서 진행된 카지노관리시스템(CMS) 프로젝트 때 대립했던 앙금으로 여의치 않게 되자, 사업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의를 제기한 업체들은 현재 이 사건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이에대해 강원랜드 측은 “A사와 유사한 기계들이 많이 있는데다 다른 기계들도 기능추가가 가능하며, 공급기간도 사전조사에서는 대다수 업체들이 6∼8주라고 답했다”면서 “관련 근거를 모두 확보하고 있어 공정위 제소건은 대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설수에 오를 때마다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강원랜드가 이번 사업은 뒷말 없이 잘 진행할 수 있을지 향후 사업자 선정과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