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 관련 이슈들이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주가 변동성이 강해지고 개별 종목들의 투자의견에도 적잖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SK텔레콤, KT 등 핵심 종목이 포함된 거래소 통신업종지수는 지난달 1일 386.12에서 7일 현재 12포인트 이상 하락, 370선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상승일수와 하락일수가 각각 14일과 13일로 등락 추이는 비슷했지만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통신업종지수는 하반기 시작점인 지난 7월 2일의 390.14와 비교하면 더 큰 폭으로 주저앉은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달 IT펀드 출자, 이동통신사업자 영업정지 등 잇따른 정부의 규제조치로 통신주들이 발목 잡힌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KTF, KT 등이 잇따라 발표한 3분기 실적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는 점에서 최근의 통신주 약세가 내부적 요인보다는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SK텔레콤, KT에 대한 투자의견은 상대적으로 견조=통신주의 쌍두마차인 SK텔레콤과 KT에 대한 투자의견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양 종목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는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강세장을 이끌었고 KT도 7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1조2956억원을 기록, 실적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
탄탄한 3분기 실적과 함께 현재 진행중인 주식 맞교환(스와핑) 작업도 양사의 주가 전망에 프리미엄 요인이다. 양사가 상대측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 주식을 사들인 뒤 시장에 되파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보유하거나 소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양성욱 대우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KT가 규제 리스크에 묶여 약세를 보이고 있는 현 시점이 투자 적기”라며 “저가 메리트에다 향후 스와핑 매력까지 더해지면 양 종목에 대한 ‘매수’ 의견은 더욱 확고하다”고 말했다.
◇KTF, 하나로통신, LG텔레콤은 불안정=지난달 28일과 30일 메리츠증권과 유화증권은 잇따라 KTF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각각 중립과 시장수익률로 하향 조정했다.
물론 ‘매수’ 의견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지만 이들 증권사가 투자 의견을 하향한 것에는 KT아이컴과의 합병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부가서비스 부문의 매출 성장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저조하고, 실제 3분기 실적에서 음성매출의 잣대가 되는 MOU가 오히려 감소한 것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나로통신에 대해 지난 4일 동원증권은 외자유치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감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달 29일 하나로통신이 3분기에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로 낮췄다.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주가 상승에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파워콤 지분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서 밀려난 것에 대해 시장 반응은 더욱 냉담해진 상황이다.
LG텔레콤에 대한 증권사의 투자의견은 ‘중립’에 머물러 있다. 지난 4일 대우증권은 LG텔레콤의 3분기 수익률이 큰 폭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최저 요금제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지만 10월말 가입자 현황을 보면 가입자 증가율이 오히려 1, 2위 업체들에 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마케팅비용 투자 효용성마저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