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바이 코리아` 시작됐나

 지난달 중순 이후 삼성전자에 국한돼 왔던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주변주로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그동안 소외됐던 수출 관련주와 낙폭과대 정보기술(IT)주로 매수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전체 주식시장에서도 꾸준히 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에서는 거래일수 기준 나흘째, 코스닥시장에서는 사흘째 대규모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7일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60일 이동평균선이 놓여 있는 683선을 돌파하면서 외국인들의 매기 확산이 ‘바이코리아’의 전조 아니냐는 기대감까지 고개를 들었다.

 ◇외국인 매수세 확산=최근들어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두드리지고 있는 종목은 삼성SDI, 삼성전기, LG전자 등 수출 관련주면서 그동안 소외돼 왔던 IT주들이다.

 삼성전기와 LG전자에 대해 외국인들은 지난 4일부터 거래일수 기준 나흘 동안 각각 407억원, 466억원을 순매수했다. 삼성SDI는 지난 4일부터 전일까지 거래일수 기준 사흘 동안 137억원을 순매수했다.

 통신주들도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특히 KT의 외국인 매수는 이미 지난달 말부터 시작돼 거래일수 기준 무려 11일째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SK텔레콤·KTF·하나로통신도 이틀째 외국인들이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바이코리아’ 판단은 시기 상조=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매수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바이코리아’가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전체 지수상승을 이끌 만큼 매수세가 추세적으로 유입되는지 확인과정이 필요하며 아직까지 삼성전자에 편중된 외국인 매수가 끝났다고 단언하기는 이르기 때문이다.

 이날 거래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수 금액(2485억원)의 45.7%인 1137억원이 삼성전자에 몰린 점만 봐도 주변주들로의 매기 확산은 크게 벌어진 삼성전자와의 가격차를 좁히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외국인 매수, 주가상승 이끌까=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바이코리아’를 언급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지난달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 수급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삼성전자에 대한 ‘편식’매매가 지속되더라도 DDR D램가격 상승이 적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당분간 국내 증시도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DDR D램 가격 상승과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등 재료들의 약발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재료가 없어 시장의 우려감이 높다.

 여기다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실탄이나 다름없는 미국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미미한 상황이고 국내 증시에서도 고객예탁금이 줄고 있어 주가 상승이 어느 정도 한계를 가질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상승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열악한 수급여건 등을 볼 때 650∼700선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