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지난 1일 미쓰비시자동차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지분 1.71%(375만4755주)를 주당 3만6750원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발표 당일 배당 성향 둔화 우려감으로 주가가 큰폭 하락했지만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완만한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지적대로 현대차 지분 확보가 현대모비스의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 지분 확보가 오히려 경영권 안정에 도움을 주고 1380억원의 매입비용에 따르는 연간 금융 비용의 두 배를 넘는 지분법 평가이익을 현대자동차로부터 얻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자동차라는 안정적인 부품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듈 및 핵심 자동차 부품 제조 및 생산에서도 시장 선두권의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증권사는 현대모비스를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유망종목으로 꼽고 있다. 특히 자동차 모델의 완전 교체가 이뤄지는 2004년경에는 섀시 및 칵핏모듈 납품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실적 호조 기대감도 크다.
이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텔레매틱스분야에서의 경쟁력도 회사의 외형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핵심부품업체로서 다져온 기술력과 장기간 축적한 판매력을 결합한다면 텔레매틱스분야에서도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자동차 전문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산업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텔레매틱스부문에서 현대모비스가 현재의 시장 장악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최근 악화되고 있는 자동차부품분야의 수익률을 크게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자동차가 내년 상반기까지 꾸준히 수출 규모를 늘려갈 것이라는 예상도 현대모비스의 주가 전망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 기아자동차도 내수 중심의 판매전략 아래 고가모델의 판매대수를 꾸준히 늘려감으로써 현대모비스의 매출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앞으로 현대모비스를 텔레매틱스를 포괄하는 종합자동차부품 회사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이번 현대자동차 지분 매입도 안정적인 경영상태에서 앞으로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의 행보로 풀이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애널리스트-삼성증권 김학주 연구원
교체용 부품 판매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8%지만 대부분의 이익은 이 부문에서 발생한다. 그런데 그 수요가 2002년말부터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현대차·기아차의 판매가 99년부터 크게 늘었는데 자동차 고장률이 판매 후 3년부터 크게 증가하는 점을 감안하면 그들의 보증 수리 수요는 2002년말부터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모비스는 동 사업을 인수했던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3.0%(CAGR)의 교체용 부품 수요 증가율을 경험했지만 그 증가율은 향후 2006년까지 연평균 5.8%로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과도한 설비투자가 필요하지 않은 교체용 부품 판매업에서 20%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바, 2002년 영업용 투하자본수익률(ROIC)은 33.4%로 예상되고 이는 평균자본조달비용(WACC) 9.1%를 훨씬 초과한다.
특히 높은 수익성이 보호되는 가운데 그 수요는 점차 커지고 있어 동 부문에서의 ROIC는 2007년경 44.1%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이렇게 초과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감안할 때 현대모비스의 적정 내재가치는 3만8400원에 달한다.
한편 2002∼2004년 EPS 성장률은 10.2%고 여기에 이익의 안정성에 대한 프리미엄을 감안할 경우 KOSPI 680 근방에서 6.9배의 PER 적용이 가능하다. 2002년 예상 주당순이익이 4553원이므로 상대 적정주가 3만1500원으로 아직 시장을 18% 초과 상승할 여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