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정보통신부가 마련한 무선인터넷 이용 활성화 방안은 주로 이용요금 부담 완화, 콘텐츠 개발 지원, EVDO 단말기 비용 부담 완화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같은 방안대로라면 그동안 부가서비스 수준이던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내년에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또 정통부는 현행 주파수대역의 서비스를 음성 위주로, 2㎓ 대역의 경우는 데이터 통신에 특화한다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사업자들의 2㎓ 대역 투자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내용은 뭔가=정통부가 SK텔레콤에 인가한 약관 변경안에 따르면 월 2만5000원을 지불하면 주문형비디오(VOD)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정액요금제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4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된다. 또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EVDO서비스에 가입하면 가입후 3일간은 2만패킷(2만6000원 상당), 3개월간은 매월 5000패킷(1만9500원 상당)의 VOD 콘텐츠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심야시간에 VOD 콘텐츠를 예약해 다운로드하면 평상시 요금(패킷당 1.3원)의 23%인 패킷당 0.3원이 적용되고 콘텐츠의 일부 내용을 10초간 받아볼 수 있는 맛보기 서비스도 제공된다. 대당 50만∼70만원에 달하는 EVDO 단말기 구입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할부기간의 경우도 현행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 시행된다. 정통부는 내년 상반기 안으로 이번 요금제 시행 결과를 분석해 무선인터넷 요금을 인하하는 방향으로 요금제를 손질할 계획이다.
◇주파수별 요금 차별화도 검토중=정통부는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와 함께 2㎓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주파수 대역과 2㎓ 대역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국내 이동통신의 차세대로의 진화를 촉진시키겠다는 것이 정통부의 복안이다. 현행 서비스는 음성통신 위주로 설계돼 고속 무선인터넷을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반면 2㎓ 대역은 데이터 통신을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주파수 대역에서 활용되는 음성요금은 저렴하게 책정, 음성 위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2㎓ 대역 무선인터넷 요금을 낮춤으로써 이동통신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주파수별 요금이 차별화될 경우 이동전화사업자들은 2㎓ 대역 투자를 당초보다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콘텐츠 산업 활성화 기대=고속 무선인터넷 요금 인하와 2㎓ 대역 요금 차별화가 시행되면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무선인터넷이 단순 부가 서비스 수준에 그친 것이 무선인터넷 사용료가 지나치게 비싸 시장형성이 안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EVDO와 2㎓ 대역의 고속 인터넷 서비스 요금이 대폭 인하되면 VOD·실시간방송·영상전화 등이 ‘차세대 킬러앱’으로 등장, 무선인터넷 산업이 자생력을 갖추게 된는 것이 정통부와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정통부가 IT펀드 등을 통해 CP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무선망 개방으로 유·무선 통합 콘텐츠 시장이 본격화되면 국내 무선인터넷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보급대책 시급=국내 이동통신의 진화와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해서는 요금인하 등과 함께 초고속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첨단 단말기에 대한 촉진정책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에 정통부는 SK텔레콤의 EVDO 단말기 할부기간을 18개월로 6개월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세대형 단말기 가격이 일반 단말기보다 수십만원 가량 고가여서 마니아층을 제외한 일반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설지 의문이다. 어쨌든 이번 요금인하와 함께 차세대형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예외규정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통신업계의 중론이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