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같은 386세대에는 장래 목표보다 중요한 것이 사회개혁의 열망이였습니다.”
마니아 위주의 커뮤니티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인티즌의 박광호 사장(39)은 치열했던 대학생활을 담담히 요약했다.
그가 82년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할 당시 전공분야에 대한 뚜렷한 목표라든지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한 각오 등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대신 격변의 시기였던 만큼 암울한 사회현실에 대해 깊숙이 참여하게 되었다.
“현 시대를 연구하는 사회과학 동아리가 제 대학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우리 문제의 본질을 찾고 실천하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었습니다.”
대학 4년 동안 학생운동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으며 도덕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물의 판단기준을 바로 세우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 뒤 현대, LG, 동부그룹 등에서 지낸 직장생활은 또 다른 교육의 장이 되었다.
“학생운동 등으로 전공 관련한 능력도 부족했기 때문에 오로지 직장생활을 성실히 함으로써 나의 부족함을 메우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비록 회사를 자주 옮기는 편이였지만 오히려 각기 다른 회사에서 다른 업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실무능력을 배워나가는 합리적인 방법을 취했다.
대학시절 외쳤던 사회개혁 등이 지금 한 회사의 CEO가 된 지금 격세지감의 묘한 감정 또한 느낀다고 한다.
박 사장은 “그 시절 다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헤맨 만큼 지금은 전 직원들의 행복을 얻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며 크게 변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요즘 젊은 사원들에 대해서는 자신이 신입사원일 때와 많이 다르다며 과거엔 조직을 우선하고 그 요구에 부응하는 게 최고의 목표였지만 지금은 자신의 관심분야를 창조하는 자체에서 보람을 느끼는 마니아적인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인티즌이 원하는 인재에 대해서는 “우선 무엇보다 도전하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박 사장이 두번째로 꼽는 것은 ‘지나친 열정의 자제’다. 그는 “열정이 지나치면 자만하게 되고 결국 발전할 수 없다”며 “중용을 지켜야 하며 그런 인재라면 회사와 개인이 함께 서로의 능력을 키워 나갈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금의 대학생들에겐 아무리 취업이 대학 4년의 절대적 목표가 된 요즘이지만 그래도 대학은 대학”이라며 “사회의 발을 딛고 나면 얻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므로 대학시절 동안 다양한 경험과 많은 인간관계를 쌓을 것”을 권했다.
<명예기자=이상원·세종대 feelflow@intiz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