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3테스라 시대` 활짝

 해부학적인 영상으로 판독이 불가능한 정신분열증·간질 등 뇌질환을 진단하는 최첨단의 3테스라(T) 짜리 자기공명영상진단기(MRI) 시대가 열리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계명대 동산병원·서울대병원 등 대학병원들이 약 250만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의료장비인 3T MRI를 속속 도입하는 등 대형병원에서 3T MRI가 고가진단 장비의 새로운 축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3T MRI는 1.5T 제품에 비해 신호대 잡음비가 3배 정도 우수하고 촬영시간을 단축시킬 뿐만 아니라 고화질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는 장비다. 특히 분광법(spectroscopy)에 있어 대사물질의 이동현상을 분석하는 성능이 뛰어나 뇌기능 분석까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지멘스 메디칼솔루션즈사업부·제너럴일렉트릭(GE)메디칼시스템즈코리아 등 세계적인 유수 의료기기 업체들은 3T MRI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학회 지원, 임상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지멘스 메디칼솔루션즈사업부(부장 박현구)는 3T MRI ‘트리오(TRIO)’를 지난 8일 새롭게 선보이며 영업활동에 착수했다. 전신촬영용인 ‘트리오’는 12개의 RF코일을 장착하고 있으며 경자장이 우수해 뇌기능은 물론 세밀한 조직까지 진단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올해초 미국 FDA로부터 제품승인을 받은 후 전세계 시장에 40대 가량을 설치했으며 한국 시장의 경우 전신촬영용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GE메디칼시스템즈코리아(대표 윤대영)는 올해 영동세브란스병원 등 2개 대학병원에 3T MRI ‘시그나 VHi’를 잇따라 설치했다. 이 회사는 또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학술대회 참가 등 마케팅 활동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는 뇌와 척추 등만 촬영할 수 있어 몸 전체를 진단하는 데 일부 어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내년부터 복부를 촬영하는 RF코일을 장착해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판매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3T MRI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아이솔테크놀로지(대표 이창규)·메디너스(대표 권용기) 등 국내 업체들도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3T MRI 수요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디너스의 한 관계자는 “현재 3T MRI에 대한 임상사례가 적어 의료진이 제품 신뢰성에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1∼2년 내에 이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