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업계 매출순위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SDS와 LGCNS간 국방정보화 시장을 놓고 칼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사는 최근 발주되고 있는 프로젝트마다 유관업체들로 컨소시엄을 각각 구성, 자존심 대결을 보이고 있다.
국방정보화 시장은 그간 쌍용정보통신의 주도아래 삼성SDS과 현대정보기술·포스데이타 등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여 왔지만 약세로 평가돼온 LGCNS와 SKC&C가 최근 전력투구하면서 기존 구도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차세대 국방정보화 시장의 판도를 가늠할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던 ‘육군 3단계 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C4I) 통합사업’의 경우 1단계를 수행했던 삼성SDS가 2단계 주사업자인 쌍용정보통신과 대우정보시스템을 끌어들여 막강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그러자 LGCNS는 2단계 사업에 참여해온 현대정보기술을 비롯해 SKC&C·LG전자를 끌어 들여 컨소시엄을 구성, 삼성SDS컨소시엄에 맞섰다. 혈전에 가까웠던 이 사업은 결국 LGCNS 컨소시엄에 돌아갔다.
이에따라 올 최대 규모로 평가되는 ‘국방 군수통합정보체계 구축사업’ 입찰에서도 이와 비슷한 대결구도가 예상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음달 중 사업수행업체를 선정하게 되는 이 사업은 기존의 탄약·물자 정보체계와 장비정비 정보체계를 연계할 군수통합정보체계 구축 연구가 골자로 내년 하반기 중 수백억원 규모의 본사업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사업에서는 삼성SDS가 대우정보시스템·KCC정보통신과, LGCNS가 포스데이타·한진정보통신 등을 각각 끌어들여 컨소시엄을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대결구도는 표면적으로 국방정보화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의욕’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쌓였던 양사간에 ‘앙금’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육군 1단계 C4I사업을 수행하고도 정작 3단계 C4I통합사업은 LGCNS 측에 넘겨줌으로써 기업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LGCNS 역시 삼성SDS가 주사업자인 물자 정보체계 구축사업에 협력사로 참여했다가, 지난 상반기 육군 3단계 C4I사업 입찰을 앞두고 발주기관으로부터 사업지체상금을 부과받은 삼성SDS가 공동 부담을 요구하자 마찰을 빚어왔다.
이 때문에 올해 남은 또 하나의 프로젝트인 ‘군사정보 통합전파체계 구축사업’에서도 양사의 대결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 대해 LGCNS 측은 “삼성SDS와 손잡을 가능성은 1%도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있다. 이래 저래 국방정보화 시장에서 벌어지는 양사의 ‘자존심 싸움’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