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중·고등학교를 가보면 프로젝터TV에서부터 프로젝터,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각종 멀티미디어 시설이 구축돼 있지만 실제 사용은 거의 없이 먼지만 쌓여 안타깝습니다.”
저녁 10시가 넘어서 영업을 마치고 나타난 윤혜자 이사(44)는 이렇게 첫마디를 꺼냈다. 국내 교육정보화사업 분야의 일인자를 꿈꾼다는 윤 이사는 국내 교육시장 영상 멀티미디어 분야에서 이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다.
99년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교육통계를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와 몸을 던졌던 첫 직장은 프로젝터 전문업체 영진비쥬얼테크놀로지. 자신의 전공과는 거리가 먼 직장이었지만 유학시절에 공부하던 근성을 바탕으로 회계·인사·마케팅 등을 도맡아 처리해 영진비쥬얼을 단번에 프로젝터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로 바꿔놓았다.
올해 1월 윤 이사는 영진 시절에 접했던 교육시장 영업을 바탕으로 참미디어테크의 설립 멤버에 합류, 현재는 교육정보화 기자재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설립 당시 14명의 인원이 전부였던 참미디어테크가 1년이 채 안돼 실매출 80억원을 넘어서는 당찬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그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특히 직원들에 대한 윤 이사의 교육열은 옆에서 보기에 혀를 찰 정도다.
윤 이사는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서라도 직원들의 공부에 필요한 교재며 학원비는 모두 지원한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의 직원치고 2개 외국어 정도 못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영업도 윤 이사의 저력.
“통계학을 전공한 탓인지 정확한 시장과 경쟁업체에 대한 정보조사에 있어서는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사실 코엑스를 비롯해 전국에서 열리는 관련 전시회에는 저만큼 많이 다닌 사람도 없을 것입니다.”
윤 이사는 최근 자신의 직접 고안한 PC 일체형 전자칠판을 내놓아 교육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 10월에 전라북도 초·중·고 정보화부장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또 강원대학교 주체 전국 국공립대학교 전산원장 대상 세미나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요즘은 시연 스케줄만으로도 정신이 없다.
윤 이사는 최근 독일 리눅스 공급업체와의 제휴도 성사시키며 제2의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각종 멀티미디어의 운용체계를 리눅스로 대체, 기존 제품들과 연계한 교육용 토털솔루션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의지다.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아무런 부담없이 교육기자재를 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윤 이사가 바쁜 와중에서도 한국교사컴퓨터연구회와 한국교육정보진흥협회 등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것도 이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글=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