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위 매출작성을 위해 발행한 것으로 보이는 거액의 어음사기사건으로 IT벤처기업들이 잇따라 도산하거나 경영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대부분의 관련업체가 중소 웹·서버호스팅업체로 이들에 대한 이용경계령이 떠돌고 있다. 호스팅 사업자를 코로케이션 고객으로 유치해온 다수의 IDC사업자들도 이들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 호스팅업계는 이용자와 IDC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구 피에스아이넷의 서초동 IDC건물을 인수했던 에이콘(대표 김철환)이 지난달 31일 40여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되면서 이 건물의 향방이 모호해진 상태다. 에이콘 김철환 사장은 현재 우리은행에 신탁돼 있는 이 건물의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밝히고 있어 이 건물에 입주해 800여 기업에 호스팅서비스를 제공중인 아이네트호스팅(대표 신중현)은 새로운 건물주와의 재계약에 나서야 할 판국이다.
또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서버호스팅 업체 아이모바일컴퓨팅과 관계사인 케이엠인프라는 현재 지앤지네트웍스의 분당IDC와 두루넷 IDC 및 서버뱅크의 신대방동 한네트IDC에 분산입주해 호스팅 서비스를 지속하고는 있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N사·I사·M사(아이네트호스팅), B사(아이모바일컴퓨팅), W·M·Y사(케이엠인프라) 등 이들 호스팅업체에 입주한 중소 전문포털과 게임업체 및 쇼핑몰 등은 서비스 지속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에이콘과 소프트윈(10월29일 최종부도)으로부터 물품대금 명목으로 68억원의 어음을 받았다가 현금 유통에 어려움을 겪게 된 엠플러스텍(대표 임해룡)도 분당의 지앤지네트웍스 IDC에 입주해 1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케이션 및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일부는 분할납부키로 거래은행측과 합의했으며 부도난 어음에 대해서는 법적대응키로 한 상태로 호스팅 서비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으나 고객사들은 적잖이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모바일컴퓨팅과 엠플러스텍이 입주해 있는 지앤지네트웍스와 케이엠인프라가 입주한 서버뱅크는 이들 호스팅업체의 이용대금 납부현황과 상면 및 네트워크 이용현황에 대해 고객사 보호를 이유로 밝히기를 거부했으나 업체의 재무현황 파악에 돌입한 상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 호스팅 업체들은 KT 등 대형 IDC 사업자들의 지나친 저가공세와 주요 고객사인 닷컴기업들의 경영악화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이중고를 겪어왔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중소 호스팅업체에 대해 불신감이 확산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