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주들이 휴맥스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와 함께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8일 셋톱박스 대표주인 휴맥스가 5.65% 오른 1만9650원을 기록했으며 한단정보통신과 현대디지탈텍도 각각 1.84%, 3.32% 오르는 등 셋톱박스 관련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외국인들은 지난 6일과 7일 휴맥스의 주식을 각각 5만7000주와 14만5000주 가량 사들이면서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휴맥스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16일 저점 12.28%를 기록한 후 점차 비중이 높아져 이날 16%를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셋톱박스주의 이날 상승과 관련,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순환매의 일종이라고 풀이했다. 대표주인 휴맥스에 대한 외국인 매수가 몰리며 관련주로 매기가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현종원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휴대폰부품주에서 LCD관련주 등 실적 호전주로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이 주가 급락으로 인해 가격메리트가 남아있는 휴맥스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일 외국인들이 휴맥스에 대해 이틀 연속 매수를 보이자 개인들이 외국인 매매패턴을 따라가면서 셋톱박스 관련주로 관심이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서현정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해킹 문제가 불거졌던 휴맥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최근 해외 IR를 통해 희석된 데다 외국인들이 비록 성장성은 둔화됐지만 높은 수익성을 올리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와 함께 “올해 하향 수정된 실적을 기준으로 주가를 평가해도 적정주가는 2만6000원선”이라며 “급락에 따른 가격 메리트도 최근 외국인들이 휴맥스에 관심을 쏟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전통적으로 겨울 시즌이 셋톱박스 등 가전제품의 성수기라는 점도 최근 셋톱박스주에 관심을 갖게 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휴맥스와 한단정보통신 등이 매출비중이 높은 유럽과 중동 시장이 각각 크리스마스 시즌과 라마단이 다가오며 가전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점도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찬규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중동지역의 수출비중이 큰 업체의 경우 4분기가 성수기로, 실적이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 전망과 관련해서는 업종 대표주인 휴맥스가 셋톱박스 해킹 문제를 얼마나 빨리 해결하는지가 단기적으로는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서현정 연구원은 “바이액세스와의 라이선스 문제가 비록 실적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휴맥스에 대한 신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라이선스 문제가 6개월 가량 이어지며 주가 상승 모멘텀도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