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어플라이언스도 기가비트 시대’
국내 보안업체들이 기가비트 네트워크 환경을 지원하는 백신 어플라이언스를 개발해 조만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그동안 방화벽이나 침입탐지시스템(IDS)의 경우는 기가비트 네트워크 환경을 지원하는 제품이 있었지만 백신 어플라이언스는 처리속도가 100Mbps정도에 그쳐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따라 백신 어플라이언스 때문에 나타나는 병목문제가 해결돼 백신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엑스큐어넷(대표 김용필)은 최근 기가비트급 백신 어플라이언스인 ‘비너스바이러스월(사진)’ 개발을 마치고 외부 디자인 개선작업을 하고 있다. 이 제품은 네트워크에 들어오는 데이터의 관문역할을 하는 게이트웨이에 설치되는 백신 어플라이언스로 네트워크에 묶여있는 개별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가기 전에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는 물론 최근 합작법인을 세운 중국에서도 이 제품을 주력상품으로 부각시킬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백신 어플라이언스와 달리 데이터를 선별해 검사하는 스위칭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빠른 속도 구현이 가능하다”며 “기존 백신 어플라이언스는 100Mbps 환경에서 10Mbps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었지만 비너스바이러스월은 50Mbps 정도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한국네트워크어소시에이츠(대표 문경일)는 내년초 기가비트급 백신 어플라이언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국내 지사가 본사에 한국적 환경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해 기존 주력제품인 웹쉴드e500의 성능을 기가비트 네트워크 환경에 맞게 개선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될 예정으로 아직 정확한 이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웹쉴드’라는 브랜드는 유지할 전망”이라며 “그동안 느린 처리속도 때문에 백신 어플라이언스 도입을 꺼렸던 대기업 시장을 공략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만텍코리아(대표 최원식)는 본사 차원에서 개발 중인 기가비트급 통합 보안 어플라이언스인 `시만텍게이트웨이시큐리티`를 내년 5월경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제품이 발표된 후 한 달 정도의 간격을 두고 국내 발표가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동시에 출시할 방침이다. 이 제품은 백신기능뿐 아니라 방화벽과 IDS, 콘텐츠필터링 기능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이 회사도 주로 대기업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아직 정확한 성능테스트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기가비트 네트워크 환경에서 700Mbps 정도의 처리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김용필 엑스큐어넷 사장은 “외국은 엔터프라이즈 환경의 네트워크 속도가 빠르지 않아 백신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100Mbps 이상의 네트워크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백신 어플라이언스가 발을 붙이지 못했다”며 “소프트웨어 형태의 백신에 비해 하드웨어 일체형인 백신 어플라이언스는 설치 및 유지보수가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속도문제가 해결된 제품이 나오는 내년부터는 국내 백신 어플라이언스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