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음반 불법복제로 피해를 볼 수 없다.’
음악파일 공유사이트를 통한 음반 불법복제로 막대한 피해를 보아왔던 음반사들이 불법복제 방지시스템 채택을 통한 유통정상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도레미미디어·YBM서울음반·에스엠엔터테인먼트(판당고코리아)·IKPOP·미디어신나라·웅진코웨이개발·제일레코드 등 국내 주요 음반유통 및 제작사들은 유통정상화와 판매부진 해결책으로 불법복제 방지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음반직배사들도 똑같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외 음반제작 및 유통사들이 제시한 음반복제 방지시스템은 CD에서 CD로 복제되는 것을 막고, 원본 음반에서 디지털 오디오파일을 추출할 수 없도록 하는 기술로 오프라인상의 불법복제를 막는 데 1차 목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이클립스뮤직이 발매한 ‘대한민국 2002’에 처음으로 적용됐었다.
음반사들이 제작단가가 높아지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의 채택을 서두르는 이유는 불법복제 때문에 음반 판매량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 따른 것이다.
IKPOP·미디어신나라·웅진코웨이개발 등 유통사들이 복제방지시스템 도입에 더 적극적이다. 사전에 제작사 동의가 필요하겠지만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매출 증가분을 감안할 때 긍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시스템 장비를 직접 들여오는 방법도 검토중이다.
YBM서울음반·에스엠엔터테인먼트·도레미미디어 등 음반제작사들도 불법복제 방지시스템을 대안으로 설정했다. 에스엠이나 도레미미디어는 불법복제 방지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장비공급사와 협의중이다.
외국 음반직배사들도 본사의 지침에 따라 불법복제 방지시스템을 CD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 직배사는 이달말께 발매되는 인기가수 J의 앨범(50만장)에 채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앨범을 제작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을 협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음반제작사들은 해킹우려와 소비자들의 반발심리도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불법복제 방지시스템 도입으로 벌어들이는 이득이 불법복제에 따른 손실보다 큰 점을 감안,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법복제 방지시스템을 도입한 일부 외국 업체의 경우 이전보다 매출이 1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온라인 서비스 유료화는 법적인 조치를 마련되고 있으나 부차적인 문제인 반면, 복제방지시스템은 매출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에서 훨씬 시급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에 1000만장 이상 CD에 복제방지시스템이 장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