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가 변한다](1)차세대 IT 선도

움직이는 멀티미디어 라디오 혁명

 지난 30여년 동안 카세트·TV·CD플레이어·컴포넌트오디오시스템·MP3플레이어 등 첨단 AV기기에 자리를 양보하고 뒷전으로 밀려났던 라디오가 내년부터 디지털로 중무장하고 차세대 이동체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거듭난다.

 특히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은 AM·FM 같은 단순한 오디오서비스에서 벗어나 데이터방송·동영상을 수용하는 ‘보고 듣는 방송’인 이동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 추진방향에 따라 향후 2∼3년 동안 초고속인터넷 규모의 산업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DAB는 지역적 무료방송을 실시하는 지상파DAB를 일반적으로 지칭하며 최근에는 위성과 지상망을 동시에 활용해 멀티미디어 유료방송을 지향하는 위성DAB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상파DAB의 경우 유럽방식인 유레카147에 대한 기술실험이 완료, 최소한 18개의 DAB 채널구성이 가능해진다. 위성DAB의 경우 현재 관련부처간 정책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위원회는 다음달까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서비스 도입 및 허가 등 DAB관련 종합정책방안을 확정하고 내년중에는 최소한 수도권을 대상으로 지상파DAB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동체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변모=DAB는 CD수준의 고품질 오디오서비스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서비스가 가능하다. 교통정보, 자동차 내비게이션정보, 날씨, 증권정보 등 부가적인 데이터서비스가 가능하며 주파수 대역 할당에 따라 이동체 방송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서비스사업자 측면에서는 첨단 AV기기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 종전과는 다른 강력한 라디오매체 전략을 펼 수 있으며 부가적인 데이터전송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막대한 산업효과=지상파DAB만 하더라도 수신기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로 다가올 전망이다. 연간 140여만대씩 판매되는 차량용 DAB수신기 시장을 차치하더라도 가정을 대상으로 한 고정형 DAB수신기 시장과 휴대형 수신기 시장, PC장착형 DAB수신기 시장 등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 통신서비스를 지향하는 위성DAB수신기는 이동전화단말기와 연계돼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초창기 한국 전자산업의 초석을 만들었던 라디오가 DAB로 새롭게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정책현안=DAB와 관련한 기술적 문제는 일차적으로 마무리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디오와 데이터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DAB도입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동체 동영상 서비스용으로의 확대문제는 추가 주파수 대역 할당(VHF채널 8번과 10번)과 별도의 실험이란 절차가 남아 있다.

 문제는 제도적 뒷받침이다. 방송위원회는 올해말까지 제3기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를 통해 허가 정책방안 및 도입일정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에서는 지상파DAB의 경우 △기존 라디오방송사업자에 디지털 전환용으로 할당할지 아니면 별도의 신규 사업자를 허가할지 △오디오 및 데이터용으로 국한할지, 비디오용으로까지 확대할지 중점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DAB 일정에 대해서는 위성DAB에 앞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년중 우선 상용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논란을 빚어온 위성DAB에 대해서도 별도의 대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 지상파DAB정책연구반장을 맡고 있는 김국진 KISDI 책임연구원은 “DAB는 라디오의 서비스 개념 자체부터 변화시키는 혁신적 결과를 가져온다”며 “DAB도입에 따라 방송통신의 융합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