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마켓플레이스는 주요 기업체들이 자사 목적과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설치한 전용(private) e마켓플레이스, 여러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운 기업참여 마켓플레이스(ISM), 산업 부문별로 전문화한 공용(public) e마켓플레이스로 나눌 수 있다.
주요 기업체들은 기존의 부품이나 물품 공급업체들과의 거래관계를 더욱 강화할 목적으로 전용 ‘구매’ e마켓플레이스를 구축했다. 대표적인 것은 IBM이 2만8000여개 공급처를 연결한 e마켓플레이스, 제너럴일렉트릭(GE)이 3만6000여개 공급업체와 구축한 e마켓플레이스, 월마트가 3만여개 납품업체들과 연결한 e마켓플레이스 등이다.
그 후 다른 업체들은 하청업체·판매업체·대리점·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판매’ e마켓플레이스를 개설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포드사의 포드다이렉트(FordDirect)와 보잉사의 마이보잉닷컴(MyBoeing.com)이라 할 수 있다.
여러 기업이 참여한 e마켓플레이스 컨소시엄, 즉 ISM은 업체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발전이 지연됨에 따라 많은 기업체들이 작년에 전용 e마켓플레이스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전용 e마켓플레이스는 패스워드가 있어야 들어갈 수 있고 어느 부문은 사업 파트너만이 접속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부분의 전자상거래가 이를 통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e마켓플레이스는 지난 90년대에 각 기업체들이 구축한 전자자료교환(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 시스템과 엑스트라넷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주요 제조업체들은 EDI 시스템을 구축해 공급업체들과의 생산 자재 및 부품 등의 주문·구매 관계업무를 자동화함으로서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이들 제조업체는 또 공급업체들도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체들은 EDI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기존의 전화·팩스·우편 등을 통해 상거래를 추진해 왔다. 그러다가 인터넷의 등장으로 업무처리 자동화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형태의 B2B 전자상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또 인터넷 기반 기술은 경매, 공급망 관리, 운송처리, 응용프로그램 호스팅 등의 새로운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독일 지멘스는 주요 공급업체들을 연결해 구매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연간 9억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간 비생산 물품 구입비가 15억달러인 이 회사는 작년 이런 물품의 구입비를 10%, 관련 행정관리비를 75% 절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부품과 자재 구입비로 연간 300억달러를 지출하는 지멘스는 구매시스템을 자동화하고 30개 부서의 구매업무를 통합함으로써 작년에 많은 생산자재 구입비를 절감했다.
지난 2000년 말경부터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이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고전하기 시작하다 2001년에 와서 수백 개의 신생업체들이 다른 기업에 합병되거나 파산했다. 다른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은 기업체에 상거래 플랫폼 기술을 라이선싱하든지 아니면 물류와 같은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여러 기업체의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ISM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반면 주요 기업체의 전용 e마켓플레이스는 자금 압박이나 ISM처럼 다른 업체들과의 이해충돌 등의 문제가 없이 발전을 거듭했다. 이들은 전자상거래 부문을 통한 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공급망과 재고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해 비용을 절감하는 데 더 주력했다.
미국 주요 기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유럽과 아시아 기업체들도 자체의 e마켓플레이스를 설치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벤처자금 지원이 그리 많지 않아서 신생 공용 e마켓플레이스가 미국처럼 많이 개설되지 않았다.
유럽의 경우는 초기부터 독자적인 공용 e마켓플레이스보다 주로 컨소시엄 형태의 상거래 업체가 설치되어 경쟁업체가 적음으로서 장기생존이 가능해졌다. 또 아시아에서도 경쟁이 심하지 않아서 도산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01년 이 부문 주요 업체인 세사미(SESAMI)가 홍콩기반 우량기업체들의 컨소시엄인 아시아2B에 합병된 일이 있다. 이 업체는 화학·건설·전자·의약·통신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