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은 전용 e마켓플레이스가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다고 해서 공용 e마켓플레이스가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대기업체는 자체적으로 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e마켓플레이스를 설치, 운영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만한 능력이 없어 고객의 e마켓플레이스에 참여하든가 아니면 공용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공용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중소기업을 위한 비(非)생산 자재 및 서비스의 구매를 일괄처리하고 물류, 신용 및 재정관련 정보, 거래 정산 등의 기능을 호스팅하며 물품의 현물시장 구매 및 재고품이나 잉여장비 처분 등의 거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대다수 공용 e마켓플레이스 업체들이 파산했거나 고전하고 있고 닷컴붐이 일던 시절에 담당하던 수준의 역할은 못하고 있을지라도 아직 많은 업체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남아 있다. 작년 라인56(Line56)과 캡제미니(Cap Gemini)가 미국내 포천 200대 기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들은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제품 원료의 대량 구매 등을 위해 공용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겠다고 응답했다.
기업체들은 자체의 전용 상거래 시스템을 통해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업무처리를 효율화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판매비용을 줄이는 등의 성과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공용 e마켓플레이스를 이용하면 판매망을 더욱 넓힐 수 있다. 또 제품 원료는 품질이나 사양보다 가격이 더 중요하므로 이런 물품을 구입할 때 공용 전자상거래 채널을 이용하면 많은 공급업체가 응찰해 가격을 경쟁적으로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재고품을 처리하는 데도 유리하다.
로열더치셸그룹 계열사와 항공업체들이 전용과 공용 e마켓플레이스를 모두 활용하는 대표적인 기업체라 할 수 있다. 셸은 그룹 차원의 구매활동을 집중·통합한다는 계획 아래 20여개의 주요 계열사가 물품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전략자재를 구매하는 전용 e마켓플레이스를 설치, 실험했다. 이들 계열사가 셸그룹 전체 석유화학 및 일반관리 물질의 80%를 구매하고 있다. 또한 이 회사는 작년에 세운 에너지 및 석유화학부문 공용 e마켓플레이스인 트레이드-레인저(Trade-Ranger)의 주력 투자업체이기도 하다. 이 공중 전자상거래 업체에는 BP아모코(Amoco), 코노코(Conoco), 다우케미컬(Dow Chemical)을 비롯한 여러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셸은 공용 e마켓플레이스가 1000개에 가까운 세계 각 지역에 있는 계열사 및 지사 등의 사업관련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이들 계열사와 부서에서 필요한 물품의 주문을 통합할 수 있는 기능을 모색하게 됐다. 셸은 트레이드-레인저와 시스템을 연결해 물류와 대금 정산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급업체와의 가격 협상이나 카탈로그 확인과 같은 중요한 업무는 전용 e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추진하고 계약의 이행은 트레이드-레인저를 통해서 할 계획이다.
또 항공회사들도 항공기 공급업체나 항공권 판매업체 및 대리점들과의 협력을 위해 자체적으로 구축한 전용 e마켓플레이스를 사용하는 한편 항공기의 유지관리, 연료, 예비부품 등의 구매와 공항 서비스 및 엔지니어링 서비스 입찰에는 공용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각종 물품의 공급업체들이 이런 웹사이트를 통해 항공사업에 필요한 물품 입찰에 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