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산업자원부의 수송기계과장으로 재직하던 98년의 일을 회상해본다.
당시 우리나라의 조선산업은 일본에 이어 만년 2위였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조선업계에서 곧 세계 1위로 등극할 것으로 믿는 자신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런 판단의 근저에는 일본 조선업 종사자의 고령화에 따른 산업의 활력저하가 있었다. 3D업종이라 할 수 있는 조선산업이다보니 젊은 피는 수혈되지 않고 장기근속자가 늘어나 인건비 부담은 커지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예측처럼 우리나라는 99년부터 세계 1위의 지위를 구축했으며 일본과 수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 회사의 구매대행고객사인 D사의 간부와 얘기를 나눠보니 불과 4년 만에 우리의 비교우위였던 요인이 벌써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걸림돌이 돼 있었다.
종업원 평균연령이 40세를 넘고 평균임금액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신규인력 충원은 어려운 상황…. 불과 얼마 전 일본이 봉착했던 그대로가 아닌가. 그 당시에는 우리를 추격해 오던 중국이나 인도가 10년 내에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모두들 얘기했었다. 그러나 지금도 그렇게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을 수 있겠는가.
조직의 가장 원초적인 행동양식은 이미 일어난 변화에 대해 대응하는 것이다. 조금 더 발전된 조직이라면 일어날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준비경영을 할 것이다. 현대 사회의 대부분 조직은 이 단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변화는 인류 역사에서 언제나 있어왔다. 그러나 차이는 변화가 일어나는 속도에 있다. 오늘의 변화속도는 불과 6개월 전의 그것보다 더 빠르다. 준비경영을 한다면서도 변화에 따른 도전과제의 대두시점 예측을 잘하지 못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준비경영이 아니다. 변화는 당신의 예상보다 2배 빨리 올 수 있다.
준비경영을 한다면서도 변화에 따른 도전과제의 대두시점을 안이하게 생각했다면 그것은 준비되지 못한 경영이다. 변화는 당신의 예상보다 2배 빨리 올 수 있다. 앞에 언급한 D사의 경우에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구매 아웃소싱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이우석 코리아e플랫폼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