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온라인게임 3차대전

‘전통강자냐, 신흥강호냐.’

 온라인 게임시장의 이색적인 도전과 응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 등 메이저 업체로 불리는 전통강자들이 온라인게임시장에 마침내 도전장을 내밀고 칼을 뽑았다. 이에 웹젠·나코인터랙티브 등 신흥강호들이 맞대응에 돌입했다.

 그동안 온라인게임시장은 2차례의 대전을 격렬하게 치렀다.

 ‘리니지’로 촉발된 온라인게임 열풍이 ‘1차대전’이라면 3D 온라인게임 신드롬은 ‘2차대전’으로 부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전통강자와 신흥강호의 대결은 ‘온라인게임 3차대전’에 비유할 만 하다.

 하지만 1, 2차 대전이 불특정 업체들의 과열경쟁이었다면 ‘3차대전’에는 일종의 명확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다만 전통강자가 신흥강자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 이채롭다.

 전통강자들은 그동안 극비리에 개발해 온 ‘신병기’를 다음달부터 속속 공개, 시장공략에 본격 나선다. 이에 맞서 온라인 게임시장의 새로운 맹주로 떠오른 신흥강호들은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시장 수성에 돌입할 방침이다.

 엔씨소프트·한빛소프트·소프트맥스·액토즈소프트 등 이른바 메이저업체들은 하나같이 올 겨울을 ‘D데이’로 잡았다.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온 ‘리니지2’ ‘탄트라’ ‘테일즈위버’ ‘A3’ 등 대작 게임을 연말까지 속속 출시키로 한 것.

 이들은 막강한 개발력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단번에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국내 최대 온라인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은 ‘리니지’ 계보를 잇는 차기작 ‘리니지2’를 다음달께 선보일 방침이다.

 ‘혼돈의 역사’라는 부제가 붙은 이 게임은 리니지와 똑같은 MMORPG(Massive-Multiplay Online Role Playing Game) 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중세 팬터지풍의 배경이나 세계관 등도 리니지에서 그대로 차용했다. 그러나 ‘리니지2’는 2D 그래픽을 벗어나 3D 그래픽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엔씨소프트가 자체개발한 첫 3D 온라인게임이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엔씨는 벌써 이 게임개발에 50억여원과 80여명의 인력을 투입, 업계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게임배급업체로 명성을 쌓아온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가 개발하고 있는 ‘탄트라’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태초의 세계를 소재로 한 이 게임도 3D 그래픽을 도입한 작품. 한빛은 2년 남짓한 개발기간 동안 여러차례 게임을 원점으로 돌릴 만큼 이 게임에 공을 들였다. 

 국내 PC게임의 대표주자인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가 선보일 ‘테일즈위버’ 역시 기대작이다. 액션 롤플레잉 장르인 이 게임은 3D 그래픽은 아니지만 동화풍의 아기자기한 캐릭터가 압권이다.

 이밖에 ‘미르의 전설2’로 잘 알려진 액토즈소프트(대표 이종현)는 하드코어류의 본격 성인용게임 ‘A3’를 선보여 전통강자로서 명예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웹젠·나코인터랙티브·그라비티·트라이글로우픽처스 등 신흥강호들의 맞대응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기존 게임의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기선을 제압한다는 전략이다.  신흥강호 가운데 선두주자로 꼽히는 웹젠(대표 김남주)은 지난 5월 온라인게임 ‘뮤’에 수중세계를 그린 ‘아틀란스’를 추가한데 이어 이달 중순 천상세계를 소재로한 새로운 맵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나코인터랙티브(대표 한상은)의 ‘라그하임’과 트라이글로우픽처스(대표 김건일)의 ‘프리스톤 테일’은 아예 새로운 게임을 하나 더 붙이는 것과 비슷한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단행하기도 했다.

 ‘라그하임2003’이라는 타이틀까지 바꾼 ‘라그하임’의 경우 한편의 SF영화같은 천상의 전투를 구현해 눈길을 끌었으며 ‘프리스톤 테일’은 ‘모라이온’이라는 새로운 종족을 추가했다.

 이에 앞서 그라비티(대표 임건수)는 지난 9월 무려 15개 던전을 추가하고 대전시스템을 새로 도입하는 대규모의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격돌의 경우 도전과 응전이 뚜렷해 그 어느쪽도 우세를 점칠 수 없는 팽팽한 접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강자들은 브랜드파워와 자본력을, 신흥강호들은 온라인게임 특유의 선점효과를 살린다면 양쪽 모두 승산이 있다는 것. 또한 전통강자나 신흥강호의 전선 구분없이 ‘3차대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아 이번 대격돌은 혼전 양상을 거듭할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