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지능형로봇이 걸어온다

이르면 내년 중 국내에서도 두발로 걷거나 간단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차세대 지능형 로봇이 등장할 전망이다.

 12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각각 인간친화복지로봇시스템연구센터와 휴먼로봇연구센터를 중심으로 시각장애인 안내, 집안 청소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지능형 로봇 개발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인간처럼 두발로 걸으며 인사말 정도의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한 휴머노이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어 로봇 선진국으로 불리는 일본을 빠르게 따라잡을 전망이다.

 KAIST 인간친화복지로봇시스템연구센터는 지난 99년부터 전기전자과와 기계공학과 교수들을 중심으로 장애인용 및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서 최근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이 센터에서는 집 자체가 로봇인 지능형 주거공간과 혈관 속에서 작업이 가능한 수술로봇, 장애인 보조용 작업로봇을 비롯해 물체 인지, 몸체 제작, 초전력 배터리, 내비게이션 기술 등이 모두 종합돼 있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의 경우 머리·몸체·로봇팔·전력구동시스템·내비게이션 등 5개 분야로 나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준호 교수가 수행 중인 몸체 제작은 90% 이상 마무리해 놓고 최종 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KIST 휴먼로봇연구센터는 이동성(mobility)과 조작성(manipulability)의 지능적인 결합을 통해 인간형 로봇분야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공공서비스·홈서비스·위험작업 등 3종의 로봇을 로봇전문업체인 유진로보틱스와 개발하고 있다.

 사무실 등에서 서류배달 업무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보조 로봇인 공공서비스 로봇과 방범·청소·육아·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서비스 로봇은 현재 거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이며 내년에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최근 개발이 완료된 위험작업 로봇은 가파르고 굴곡이 있는 경사면을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지뢰 탐지·제거나 화재현장 인명구조 등 위험한 작업을 대신해 줄 수 있다.

 이 로봇은 충돌 물체나 거리·지면의 기울기 정보 등 주변정보를 센서로부터 송신해 장애물을 피하고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앞으로 기능을 보완해 민간용 화재 인명구조 로봇과 군사용 정찰로봇 등 상업화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올초 혼다가 키 120㎝, 무게 43㎏의 인간과 닮은 모습의 아시모를 개발, 도쿄에 있는 과학미래관에 정식 채용했다. 아시모는 2족 보행 로봇으로 주변 구조물을 스스로 판단해 계단을 오르내리는가하면 단순한 인사말이나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변증남 KAIST 전자전산학과 교수는 “일본에서는 로봇을 차세대 주력 기술로 선정, 과감한 정책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처리능력과 메모리 용량의 발전 속도를 볼 때 대략 2040년께는 인간 수준의 추론 능력을 가진 로봇 탄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