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매칭펀드로 조성되는 500억원 규모의 디지털영상콘텐츠 전문투자조합이 해외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을 택할 전망이다.
디지털영상콘텐츠 전문투자조합의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된 소빅창투(대표 박현태)는 업무집행조합원 자격의 의무출자금으로 전체의 5%선인 25억∼30억원을 직접출자하는 한편 민간부문에서 조달해야 하는 나머지 자금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끌어들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달초 업무집행조합원으로 선정된 소빅창투는 2000년 2월에 설립된 신생업체지만 현재 영화부문에 특화돼 있는 100억원과 5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인 소빅1호와 2호를 결성해 운영하고 있는 전문업체다.
박현태 사장은 “최근 국내 투자시장이 침체돼 있어 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국내에서만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해외에서 150억원 가량을 끌어들이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유치한다는 방침을 정했으며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해외에서의 출자금 유치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진흥원과 별도로 내부적으로 북미·유럽·아시아지역의 애니메이션 투자배급사와 접촉하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투자유치를 하는 동시에 국내업체와의 공동제작을 전극 권장·지원할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또 박 사장은 “이같은 계획이 실행될 경우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의 출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250억원 조성도 결성시한인 연말까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빅창투의 이같은 계획에 대해 관련업계의 반응은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일부 창투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조합결성이 너무 급박하게 추진돼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창투업체의 관계자는 “해외에서 자금을 유치하는데는 일반적으로 6개월 내외가 소요된다”며 “앞으로 연말 홀리데이시즌을 제외하고는 1개월여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미리 접촉하지 않았다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관계자들은 정부기관인 문화부와 진흥원이 직접 나선다면 충분히 성사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창투업계의 관계자는 “해외 투자시장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침체돼 있는데다 국내 디지털영상콘텐츠산업에 대한 해외에서의 인식이 그리 좋지 않아 국내 창투사가 단기간에 해외 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은 어렵지만 정부가 직접 나서면 상황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영상콘텐츠조합은 문화부와 정통부가 관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양 부처가 250억원을 출자하고 민간에서 나머지 250억원을 연말까지 조성해 내년부터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디지털영상콘텐츠에 투자할 예정이었다.
그동안 창투업계의 자금사정 악화와 디지털영상콘텐츠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확산 등으로 인해 메이저 창투사들이 조합원 선정에 대거 불참하는 등 결성에 상당한 진통이 이어졌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