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한국시장 판매정책 `눈길`

 (주)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이하 MS)가 다국적 기업으로는 드물게 한국 시장 상황에 최적화된 고객별 판매정책을 연이어 도입해 그 성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데스크톱용 소프트웨어 일괄판매 정책인 EA(Enterprise Agreement) 외에 각각 병원과 자동차 부품업체를 위한 HA(Hospital Agreement)와 MA(Motor Agreement)를 최근들어 새롭게 실시하고 있다.

 HA와 MA는 PC 200대 이상을 적용대상으로 하는 EA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틈새 고객 발굴을 위해 마련된 판매 정책으로,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특히 MS의 이같은 고객별 세분화 정책은 오라클, IBM 등 주요 다국적 대형 벤더들이 본사에서 정한 상품 및 판매정책을 그대로 각 나라에 적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상황에 맞게 발굴한 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HA·MA란=HA는 기업이 윈도, 오피스 등 주요 데스크톱용 제품을 개별 구매할 때보다 40% 가량 저렴하게 일괄 구매할 수 있는 EA와 제품 구성 및 계약 내용은 동일하다. 다만 가격은 EA보다도 30∼35% 가량 저렴하게 책정해 조달청을 통해 조달품목을 구입하는 병원 고객들을 적극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MA는 현대 등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에 각종 부품을 납품하는 PC50대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판매정책으로, 가격은 EA와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이들 부품업체가 MA의 혜택을 얻으려면 PC5000∼8000대를 모아 공동 구매하는 형식을 취해야 한다.

 ◇왜 고객별 판매정책인가=MS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HA, MA와 같은 특수한 판매정책을 도입한 배경에는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충족시킬 만한 모델을 발굴함으로써 침체된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견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 부품업체의 경우 그동안 대규모 그룹과 그 계열사를 대상으로 고객을 발굴했던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납품업체까지 고객을 확대하려는 조치다.

 ◇성공 여부는 미지수=이같은 MS의 새로운 판매정책에 대한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이 MS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우선 HA, MA 모두 지난 10월부터 시행된 EA50과 적용대상이 중첩된다. 또 MA는 구매를 원하는 기업의 PC대수가 5000대 이상이라는 조건 때문에 계약이 빠른 시일내에 체결되기 어렵다. 현재까지 MA계약을 위해 모인 PC는 3000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수 마이크로소프트 일반고객사업본부 상무는 “HA, MA는 MS가 신규로 개척하는 시장인 만큼 단시일내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한국 고객만을 위해 만들어진 특화 판매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본사 차원에서도 이같은 MS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