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서울은행 통합 전산망에 하나은행 시스템 선정

 하나은행의 정보시스템이 하나은행과 서울은행간 합병은행의 주 시스템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내년 5월 5일로 예정된 두 은행의 IT통합작업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하나·서울은행통합추진위원회는 12일 전산통합실무위원회가 삼성SDS와 한달간 진행한 ‘통합시스템 선정 컨설팅 결과’를 보고받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은행권 및 시스템통합(SI)업계의 예상과 부합한 것으로서 통상적으로 합병의 주체은행이 IT통합의 주도권을 행사해온 관례와도 일치한다. 또 지난 98년 계정계 시스템 정비 후 눈에 띄는 업그레이드 작업을 진행하지 않은 서울은행의 시스템 노화 문제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계정계와 정보계 및 채널을 포함하는 ‘베이스 시스템 부문’과 ‘그룹웨어 부문’으로 나눠서 평가를 진행한 삼성SDS는 원장표준화와 기능별 모듈화가 완료된 하나은행 시스템이 신상품 개발기간이 짧고 책임경영 및 통합위험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그룹웨어 역시 사용자 편이성 측면에서 웹 기반으로 설계된 하나은행의 ‘오토피아’를 선정했다.

 은행통합추진위원회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한 달간 두 은행의 직원 200여명과 인터뷰 및 현장실사를 수행했으며 고객지향, 사용자지향, 프로세스 자동화, 데이터 통합에 대한 기능성 평가와 미래기술지향, 안정적 구조, 유연성, 타임투마켓과 같은 기술성평가를 진행했다.

 통합추진위원회는 이와 함께 시스템 통합방식에서 ‘흡수통합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시스템을 절대적 기반 시스템으로 설정하되 IT통합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서울은행 시스템이 가진 강점을 살려나가겠다는 의미다.

 한편 SI업계에서는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이 모두 IBM 및 히타치의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리적 통합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특히 충청은행 및 보람은행과의 SI과정을 거치면서 나름대로의 SI경험을 축적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 하나은행이 피인수은행의 정보성 데이터를 충분히 살리지 못해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아 IT통합 성패는 두 은행간에 얼마나 긴밀한 업무협조가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