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2냐 X박스냐.’
MS의 X박스가 다음달 국내 상륙하면서 비디오 콘솔 게임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X박스 국내 공식 유통업체로 선정된 세중게임박스(대표 한동호)는 이미 한국시장에 둥지를 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K 대표 윤여을)를 겨냥, 대대적인 X박스 출시 마케팅 계획을 수립중이다. SCEK도 이에 뒤질세라 신작 타이틀을 대거 확보, 물량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PS2와 X박스 가운데 과연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양사 사령탑이 밝히는 ‘출사표’는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세중게임박스는 국내 최대의 여행사인 세중이 지난 9월 설립한 신생 기업입니다. 게임은 물론 사업 경험이 일천합니다. 하지만 세중은 세중컨설팅, 세중정보기술, 세중엔지니어링 등 관계회사를 통해 IT사업 부문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으며 이 가운데 세중정보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의 LAR(Large Account Reseller)로서 MS와 오랜 기간동안 함께해 오면서 모든 분야에서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 MS의 X박스 국내 유통업자로 선정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세중게임박스 한동호 사장은 X박스 사업전략과 관련한 질문에 회사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과 벌인 X박스 유통사업권 획득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모기업의 앞선 경영 노하우와 IT분야에서 쌓은 숱한 경험이 좋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X박스 유통전략과 관련해서는 “세중게임박스는 특히 이미 국내에서 비디오게임 유통사업을 벌이고 있는 소니와는 달리 국내 지사가 아니라 단지 국내 유통사업권만 확보한 상태에서 독자적인 마케팅 및 판매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독립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본사의 일방적인 지시를 받아 활동할 수밖에 없는 경쟁사와는 달리 국내 시장상황에 맞는 전략을 시의 적절하게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장은 MS와 긴밀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면서 이같은 강점을 최대한 살려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우선은 지난 1년여의 기간동안 홀로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을 개척해온 PS2와 시장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현재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구조가 하드웨어만 판매해서는 수익을 올릴 수 없도록 짜여진 만큼 하드웨어는 향후 소프트웨어를 판매할 인프라로 생각하고 보급을 늘리는데 힘쓸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외 게임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교류와 협력의 문을 활짝 열어놓을 예정입니다. 우수한 외산 게임은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국내 개발업체들과는 X박스용 게임 개발을 주선하고 우수한 게임을 발굴해 세계시장에 배급할 수 있도록 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는 곧 21세기 문화산업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게임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사장은 또 X박스의 차별화된 성능을 최대한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도 수립중이다.
“X박스는 메모리 용량이나 네트워크 연동성 등에서 경쟁사의 PS2보다 월등한 편입니다. 이는 작품성이 뛰어난 게임이 구동될 수 있는 훌륭한 조건을 갖춘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뛰어난 하드웨어 성능을 적극 홍보한다면 이른 시일내 경쟁업체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그는 “세계적 수준의 IT와 세계 최고의 전용회선 보급률 그리고 PC방이라는 독특한 문화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한국시장에서는 X박스의 차기 프로젝트인 네트워크 기반의 비디오 콘솔 게임이 활기를 띨 것”이라며 “차세대 네트워크 콘솔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초석을 닦는데 전력투구할 방침”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세중게임박스는 X박스가 실 수요자인 청소년층이 쉽게 구입하기에는 고가라는 점을 감안해 DVD 기능을 이용한 가전제품 용도의 홍보활동과 아동용 교육게임 및 청소년용 스포츠 게임 등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이미 국내에서는 X박스 구매를 기다려온 대기수요자도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 X박스 선호 집단에 대한 홍보를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동시에 광범위한 광고 및 홍보·판촉 전략도 마련해 일반인들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타깃 세분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특히 X박스가 단순한 비디오게임기의 기능을 넘어서 미래형 홈엔터테인먼트의 핵심 하드웨어로 포지셔닝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 자연스럽게 경쟁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세중게임박스는 일반화된 런칭마케팅 및 시기별 경품행사 등 전근대적인 마케팅 활동은 지양하고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대형 체험관을 마련하는 등 소비자와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새롭고 신선한 마케팅 활동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또 선진 물류시스템과 과학적인 제품관리 등을 통해 유통점들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자사와 유통채널들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유통시스템을 체계화할 계획이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